은행에 ‘95조’ 풀라며 채권발행 말라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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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95조’ 풀라며 채권발행 말라는 정부
  • 이보라 기자
  • 승인 2022.11.1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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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은행권 건전성 규제 완화 요구에 난색
은행권, 유동성 확보할 방안 필요하다는 입장
사진=연합뉴스
은행권은 유동성 공급을 위해 자금 확보의 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95조’ 규모 유동성 공급을 요청한 가운데 은행채 발행과 과도한 자금 조달 경쟁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그러나 은행권은 유동성 공급을 위해 자금 확보의 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은행권 금융시장 점검 회의’에서 은행권이 유동성 공급을 위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과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등 유동성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금융당국은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LCR 정상화 유예와 예대율 완화 등 두 차례에서 걸쳐 편의를 제공했기에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당국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금융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은행권의 LCR을 기존 100%에서 85%로 인하했고 올해 12월 말까지 은행권의 통합 LCR 규제 비율을 92.5%로 유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되자 은행권의 자금공급 부담을 고려해 내년 6월 말까지 현재 수준을 유지하게 했다.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라는 요청에 이어 수신 금리 인상도 자제하라는 요청을 받자 유동성 규제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유동성 공급을 해야 하는데 자금 확보가 어려워진 셈이다. 지난 1일 김주현 위원장은 금융지주에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유동성 공급을 당부했다. 5대 금융지주가 올해 말까지 총 95조원 규모의 시장 유동성·계열사 자금지원을 통해 시장안정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은행채 발행 자제, 한국전력 등 공기업과 소상공인·중소기업·대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특은채·여전채·회사채·기업어음(CP) 및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머니마켓펀드(MMF) 운용규모 유지, 제2금융권 크레딧라인 유지, 채권시장안정·증권시장안정펀드 참여 등 총 95조원 규모의 시장안정 지원을 약속했다. 시장 유동성 공급 확대에 73조원, 채안펀드·증안펀드 참여에 12조원, 지주그룹내 계열사 자금공급에 10조원이 투입된다. 김 위원장은 “지주그룹 내부적으로는 그룹내 계열사간 유동성과 건전성 지원을 보강해 지주 계열사에 대한 시장신뢰를 강화하고, 더 나아가 금융시장 차원에서도 금융지주그룹이 안정적인 유동성 공급자 역할과 시장안정화 기능을 다 해줄 것”을 당부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채를 통한 자금 조달도 시기와 규모에 있어 채권 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해달라고 했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인한 채권시장 돈맥경화 현상으로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회사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의도다. 이에 지난 9월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은행채 발행 규모는 급감했다. 지난달 은행채는 발행액 20조5300억원, 상환액 20조2700억원, 순발행액이 2600억원으로 전월(7조4600억원)대비 큰폭으로 감소했다. 이어 지난 14일 금융당국은 은행권에게 과도한 자금 조달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시중 자금이 모두 은행으로 쏠리면서 저축은행, 카드사, 보험사 등 2금융권의 유동성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에 자산시장 침체까지 더해져 안전자산인 은행 예·적금에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 9월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 전달보다 약 30조5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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