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부동산 규제를 푼다. 다주택자를 위해 취득세 중과제도를 완화하고, 한시적으로 유예한 양도소득세 중과배제를 연장하기로 했다. 임대사업자 지원 조치는 부활한다. 각종 규제를 풀어 얼어붙은 국내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치다.
2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대출 규제를 풀고 임대사업자를 지원하는 등 부동산 규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로 했다. 급락하는 부동산 시장을 연착륙시키고자 기존 규제를 재정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징벌적 세금 중과 3종 세트'를 완화하고 대출 규제를 풀어주는 등 각종 대책을 내놨다.
먼저 정부가 다주택자에게 더 무겁게 매기던 취득세를 완화하기로 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는 2020년 주택 투기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앞으로 2주택에 대한 취득세 중과는 아예 폐지하고, 3주택 이상은 현행 중과세율을 절반으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중과세율을 완화하면 조정대상지역의 2주택자(현행 8%의 중과세)에서 1~3%의 일반세율로 돌아가 부담이 줄어든다. 비규제지역의 3주택자는 현재 8%에서 절반인 4%로, 법인 및 4주택 이상자의 취득세율은 12%에서 6%로 각각 내려간다.
현재 취득세는 1주택과 비조정대상지역 2주택에 1~3%의 일반세율을 부과한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 3주택, 4주택 이상과 법인에는 중과세율을 더하는데 최고 12%의 세율을 매긴다. 일례로 3주택 이상인 사람이 10억원 상당의 주택을 추가 취득할 경우 취득세만 1억2400만원(지방교육세 포함)에 달한다.
내년 5월까지 1년간 유예하기로 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2024년 5월까지 1년 더 유예하기로 했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2채 이상 가진 다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1주택자 양도세율(6~45%)로 적용해 주는 기간을 2024년 5월까지 연장하는 게 핵심이다.
대출 규제도 완화한다. 기존 규제지역에서 원천적으로 막았던 다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지 조치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30%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분양권과 주택·입주권 단기양도세율은 1년 미만 70%를 45%로 낮춘다. 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유지한다. 차주가 상환할 수 있는 소득 능력 범위 내에서 빌릴 수 있는 대출 관행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다.
이 밖에 2020년도 대폭 축소된 등록임대 유형 중 국민 주택 규모 장기 아파트(전용면적 85㎡ 이하) 등록을 재개하기로 했다. 현재 등록임대사업자는 비아파트에 대한 장기 등록임대사업만 허용되고 있다. 그러나 국민평형이라고 불리는 전용 85제곱미터(㎡) 이하 중소형 아파트도 장기 임대사업자에 포함하기로 했다. 또 실수요자에 대한 규제를 개선하고 서민들의 주거 부담도 덜어주는 정책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