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통계청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 발표
취업자 80만명↑…1987년·2000년 이후 세 번째
올해 경제 둔화로 '취업자 증가세' 축소 예상
[매일일보 염재인 기자] 지난해 취업자 수는 2808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82만명가량 늘어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취업자 수가 80만명 넘게 증가한 적은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세 번째다. 다만 증가한 일자리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층인 반면, 경제 허리층인 40대 일자리는 소폭 올라 고용의 질에서 한계를 보였다. 정부는 대내외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2022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808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81만6000명(3.0%) 늘었다. 이는 2000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수치다. 정부가 지난달 21일 발표했던 전망치(81만명)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연간 취업자 수는 2014년 이후 2015년(28만1000명), 2016년(23만1000명), 2017년(31만6000명) 20만~30만명대 증가 폭을 보이다가 2018년(9만7000명)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2019년(30만1000명) 회복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21만8000명)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이어 2021년(36만9000명)부터는 증가세로 전환되며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8만명·7.1%), 제조업(13만5000명·3.1%), 숙박음식점업(8만4000명·4.0%) 등에서 뛰었다. 반면 도매 및 소매업은 4만1000명(-1.2%) 줄며 2017년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금융 및 보험업(-2만6000명·-3.3%),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개인서비스업(-1만6000명·-1.4%) 등에서도 취업자가 뒷걸음질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45만2000명 늘었다. 증가한 일자리 81만6000명 중 고령층 일자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이어 50대 19만6000명, 20대 11만2000명, 30대 4만6000명, 40대 3000명 증가했다. 40대 취업자는 2014년 이후 8년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지만 증가 폭은 소폭에 그쳤다.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1만9000명 늘었으며 고용률은 2.4%포인트(p) 올랐다.
종사자별 지위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80만5000명(5.4%) 증가했다.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 비중은 55.9%로 전년보다 1.3%p 상승했다. 임시근로자도 4만3000명(0.9%) 증가했으나 일용근로자는 10만명(-8.1%)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6만1000명(1.4%),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5만8000명(4.5%) 늘었으나 무급가족종사자는 5만2000명(-5.1%) 줄었다.
지난해 실업자 수는 83만3000명으로 전년(20만5000명·-19.7%)보다 크게 줄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2.9%로 전년보다 0.8%p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2780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50만9000명 늘었지만, 증가 폭은 7개월 연속 둔화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이 50만명대로 내려앉은 건 2021년 11월(55만3000명) 이후 13개월 만이다. 증가 폭도 2021년 3월(31만4000명) 이후 가장 작았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 인구는 1665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7만1000명(-1.6%) 감소하며 2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기재부는 이날 고용동향 분석 자료를 통해 올해 취업자 수가 10만명 늘어 지난해(81만명)보다 증가 폭을 대폭 축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고용 흐름은 일상 회복으로 인한 경제활동 참가 확대 영향으로 이례적인 호조세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기저효과와 함께 경기 둔화, 코로나19 방역 일자리 감소 등이 취업자 수에 영향을 미칠 거란 전망이다.
올해는 인구 증가보다 고령화 등 인구구성 인원이 늘어난 최초의 해다. 이에 따라 인구 변화도 취업자 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취업자 증가 폭 감소의 상당 부분이 통계적 기저에 기인하지만, 인구 및 경기둔화 영향도 복합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