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 앞서 '정치논란' 털어내기...언급 없이 떠날 경우 ‘역풍’ 우려
10·30 재보선 새누리당 낙승으로 정국 운영 자신감 얻은 듯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침묵 모드’를 유지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31일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문재인 민주당 의원의 결단 촉구 성명이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문 의원은 지난 23일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지난 대선은 불공정했다. 미리 알았든 몰랐든 박 대통령은 그 수혜자”라며 “박 대통령은 직시해야 한다. 본인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회피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지난 대선의 불공정과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이에 따라 민주당 등 야권이 박 대통령의 입장 표명을 일제히 촉구하고 나섰고 언론에서도 비판이 끊이질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에서의 발언을 통해 이틀 앞으로 다가온 서유럽 순방에 앞서 정치적 공세를 어느정도 털고 가야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또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아무런 언급 없이 순방을 떠날 경우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자신은 이번 의혹과 전혀 무관하지만 의혹의 진실을 정확히 밝히고 책임을 묻겠다는 약속을 하는 동시에 여야는 정쟁을 멈추고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 민생을 살리는데 진력해 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로 요약된다.나아가 모든 선거에서 국가기관이 정치적 중립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10·30 재보선 새누리당 낙승으로 정국 운영 자신감 얻은 듯
박 대통령이 이날 “우리 국민들도 진실을 벗어난 정치공세에는 현혹되지 않을 정도로 민도가 높다”며 “지금 우리 국민은 정치권이 정쟁을 멈추고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서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묻고 책임을 지는 그런 성숙한 법치국가의 모습을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