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58곳 중 46곳 일 년 새 실적 악화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증권종목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연초부터 코스피‧코스닥 시장이 긴터널을 지나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과 궤를 달리하는 움직임이다. 증권사들의 작년 실적 부진여파가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지난 3일 기준 한 달간 5.8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65%, 코스닥 지수는 6.54% 상승했다. KRX 증권지수는 한국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국내 10곳 증권사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KRX 증권지수를 세부 종목별로 살펴보면 한국금융지주 11.15%, 미래에셋증권은 7.80%, 한화투자증권 5.96%, 삼성증권 2.92% 등 대부분 하락했다. 이달 증권지수의 거래대금은 1조4944억원으로 업종별 지수 중에서 가장 작다. KRX 반도체지수 거래대금(11조3082억원) 대비 8분의 1 수준이다. 증권종목의 부진한 주가를 두고 업계에서는 실적 악화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2021년 대비 반토막 났다. 금융감독원이 23일 발표한 ‘2022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증권사 58곳의 작년 순이익은 4조5131억원으로 전년(9조896억원) 대비 4조5765억원(50.3%) 줄었다. 증권사 58곳 중 46곳은 일 년 새 실적이 악화됐다. 이중 11곳은 순손실을 기록했다. 증권사 58곳 중 46곳(79.3%)은 실적이 전년대비 악화했으나 12곳(20.7%)은 개선됐다. 당기순손실을 시현한 증권사는 11곳으로 전년(5곳) 대비 6곳 늘었다. 금감원은 “전년 대비 주식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수탁수수료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금리인상·주가하락 영향으로 주식‧채권매매 이익이 축소되는 등 영업부문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권사들의 배당 축소는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국내 10대 증권사는 올해 배당금을 30% 안팎으로 축소키고 했다. 작년 실적 부진 여파를 배당 상황에 반영한 모습이다. 삼성증권은 한 주당 배당금을 3800원에서 1700원으로 50% 넘게 줄였다. 미래에셋증권은 300원에서 200원, 한국투자금융지주는 3000원에서 2300원, NH투자증권은 1050원에서 700원, 대신증권은 1400원에서 1200원, 키움증권은 3500원에서 3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배당하지 않기로 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