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일한 대처… 현장·피해자 중심으로 다시 짜야"
"근본적 원인 파악… '사회적 재난' 인식도 필요"
"근본적 원인 파악… '사회적 재난' 인식도 필요"
매일일보 = 이소현 기자 | 정부의 전세사기 대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기 피해자들의 잇단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정부가 부랴부랴 경매 중단에 나섰지만 '임시 방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는 정부가 현장과 피해자 중심으로 정책을 다시 짜야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피해자 구제까지 포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예방·단속에 초점을 맞춘 정부 정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게 공통된 평가다. 전세사기가 '사회적 재난'이라는 주장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전세사기가 확대된 구조적 원인으로는 정부의 전세대출 확대와 무분별한 전세보증이 지적되고 있다. 집값의 90%까지 대출이 나오고 100%까지 보증이 가능한 구조 속에서 '무자본 갭투자'가 성행했지만, 보증·금융기관과 임대사업자·공인중개사를 관리하는 역량 또는 세입자에게 위험을 알리려는 노력 등은 전무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가장 시급한 문제는 극단적인 선택에 내몰리는 피해자들"이라며 "이런 맥락에서 경매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견된 문제에 정부가 너무 안일하게 접근했다고 본다"며 지금 상황은 '빚 내서 잘 살자'는 정부 정책에서 비롯된 만큼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임재만 세종대 산업대학원 부동산자산관리학과 교수는 "전세사기는 사회적 재난이다"면서 "책임이 있는 국가·금융기관이 나서 그 손실을 함께 분담하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공공이 피해자의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 그 한 가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는 손실을 분담하자는 개념이지 원금대로 사주자는 게 아니다"고도 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