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고객서비스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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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고객서비스 뒷전'
  • 권민경 기자
  • 승인 2005.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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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석 의원 "KT-SKT 배당액 2조원 외국인 투자자 배만 불린 꼴"

설비투자는 뒷전, 마케팅에만 올인?…SKT "삼성은 왜 빼나" 반발

KT와 SKT가 지난 2000년부터 5년 동안 외국인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이 1조6,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 해안에 2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두 회사 모두 설비투자액은 점차 감소해 연간 투자액 1조4천억 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월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서혜석 의원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입김이 거세지면서 중장기적인 설비투자 대신 단기수익과 외국인 배당에만 치중해 국가 기간산업인 통신 산업 전반에 저해요인이 되고 있다.KT 가 2000년부터 5년간 외국인 주주에 지급한 배당액은 총 9천75억원, SKT는 7천210억원 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돼 양대 통신사가 모두 1조6,285억원을 외국인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정보통신부가 서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T의 외국인 주주배당액은 2000년 3백64억원에서 2004년 4천1백74억원으로 크게 늘어났고 SKT도 2000년 160억원에서 2004년 4천90억원으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서 의원에 따르면 연간배당률 또한 KT가 2000년 0.89%에서 2004년 6.63%로, SKT가 2000년 0.2%에서 2004년 5.2%로 가파르게 상승했다.서 의원은 "KT의 경우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을 1조3천187억원으로 잡아 놓은 상태"라며, "상반기에 벌써 2천98억원을 중간 배당한 것만 보더라도 연말 배당률은 7% 이상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올해 KT 외국인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액만 따져도 지난해(4천1백74억원)를 훨씬 상회하면서, 2000년부터 누적 배당액이 1조원은 확실하게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SKT도 벌써 상반기에만 당기순이익 8천3백50억원을 기록하며, 0.5%의 배당(7백40억원)을 실시했다"고 밝히며 "국내시장에서 큰 변동이 없을 경우 연말 배당률은 최소한 5%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의원은 "외국인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액은 지난해(4천90억원)와 같은 수준으로 아주 소극적으로 잡아도 4천억원대를 넘기면서, KT와 마찬가지로 누적 외국인주주 배당액 1조원을 무난히 웃돌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서 의원에 따르면 이처럼 외국인 주식 배당액이 커지는 것은 "배당률의 상승과 함께 KT와 SKT의 외국인지분이 거의 절반에 이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6월말 현재 KT의 외국인지분은 48.96%, SKT는 47.88%으로 밝혀졌다.그러나 서 의원은 "KT의 경우 상법상 의결권이 제한돼 있는 자사주가 25.2%(9월12일 현재)에 달해 결과적으로 실제 의결권의 60%안팎으로 외국인에게 주어져 있다는 데 있다"며 "따라서 그들의 고수익배당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외국인 주주들이 중장기 투자를 기피해 국가 기간산업인 통신산업의 지체를 야기 시킬 수도 있다" 고 문제점을 지적했다.그는 또 "SKT도 외국인주주들의 반발로 와이브로(WiBro)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져 단기 주가상승과 배당만을 중시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고 밝혔다.이에 대해 SKT의 한 관계자는 "SKT의 외국인 주주 배당액이 다른 대기업에 비해 결코 높지 않다" 고 반발하며 "국내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배당액도 이보다 적지 않다" 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SKT가 아니라 삼성이 먼저 언급돼야 하지 않느냐" 고 덧붙였다. KT측은 "기업의 수익을 정당하게 주주에게 배분하는데 그것이 외국인이라고 해서 문제가 되느냐"면서 "IMF로 KT가 어려울 때 외국인 투자자들에 의해 성공적으로 민영화했을 당시를 정부는 잊었느냐" 고 반문했다.

한편 서 의원은 "과다한 마케팅비용 지출과 함께 부족한 설비투자 또한 KT와 SKT, 두 업체의 장기적인 발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통신산업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가 제기됐다" 고 밝혔다.

서 의원은 "설비투자가 사업시기별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다 해도 절대액을 따져 볼 때, 2000년 3조4천834억원에 달하던 KT의 설비투자는 2004년 2조2천7백29억원에 지나지 않아 이 기간동안 총 34.8%나 줄어들었다" 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KT의 마케팅비용은 2000년 2천7백24억원에서, 2004년 7천5백5억원으로 늘었다"며, "2000년을 기준으로 2004년의 마케팅비용은 무려 175.5%나 급증했다"고 주장했다.또 "SKT도 2000년 1조8천3백억원의 설비투자가 2004년 1조6천70억원으로 절대액이 줄었다"는 문제를 제기하며 "2004년 한해만 놓고 볼 때, 마케팅비용(1조8천6백10억원)이 설비투자보다 많아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투자는 '나몰라'라 하면서 단기간의 시장지배력 강화에만 힘을 쏟는 게 아니냐" 고 지적했다. 게다가 "SKT는 올 상반기 마케팅비용으로 모두 8천7백80억원을 쏟아 부어 당기순이익 총 8천3백50억원을 넘어서 같은 기간 설비투자액은 3천6백80억원으로 마케팅비용의 절반도 되지 않는, 41.9%에 불과했다" 고 덧붙였다.서 의원은 "높은 지분을 가진 외국인 주주들이 고수익 배당을 요구하면서 중장기 투자를 기피해 국가 통신산업 발전을 지체시키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배당률만 높이는 것보다 중장기 투자전략을 세워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힘써야 기업발전과 주주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케팅 비용이 설비투자액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에 대해 SKT 관계자는 "그것에 대해서는 답변할 것이 없다" 며 대답을 회피했다. 반면 KT는 "한 의원의 편협한 시각으로 볼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논리로 판단할 문제다" 며 "마케팅을 위한 비용도 투자의 일환이다. 또 KT의 설비투자액이 다른 기업에 비해서 적지 않다" 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서 의원은 "통신업체에 대한 외국인의 국내 투자액이 커짐에 따라 배당금을 많이 주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러나 단기적으로 배당률만 높이는 것보다 중장기 투자전략을 세워 유보 여력으로 설비투자와 R&D에 힘쓰는 것이 기업발전과 주주 만족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또 "통신산업이 국가의 기간산업인 만큼 투기자본의 전횡을 막을 수 있도록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국내 연기금펀드의 투자를 허용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다만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시키며 장기적인 투자를 이끌어 내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서의원은 또 "통신산업은 장기적인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에 그 성패가 달려있는 만큼 통신사업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장기 로드맵을 확실하게 제시하는 등 투자 독려를 위한 노력도 아울러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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