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잔치도 끝...비은행 확대 숙제 떠 안은 지주사들
우리·하나금융, 증권·보험·카드사 등 인수 의지 강해
우리·하나금융, 증권·보험·카드사 등 인수 의지 강해
매일일보 = 이광표 기자 | 금융지주들의 M&A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 이자이익만으로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시절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은 올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꺾이기 시작한 모습이다. 이들의 실적을 살펴보면 '금리상승기의 역설'이 작용했다. 통상 금리상승기에는 금융지주들의 실적이 좋아진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3분기에는 지나치게 높은 금리가 순익 증가를 억제했다. 증권과 카드 계열사들이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았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순익은 4조421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 4조8801억원과 비교해 10%가량 줄었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은 13조604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9%가량 감소한 수치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은 선전했지만 비은행 부문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는 평가다. 올 3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익 감소 원인은 고금리의 부작용,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통상 고금리가 유지되면 대출자산을 통해 나오는 이자수익이 주 수입원인 금융지주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한다고 본다. 이번 3분기부터는 이러한 통념이 무너지는 모습이다.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는 보험사, 증권사 등 비이자 이익을 내는 계열사들의 순익 감소로도 이어졌다. 이들 금융지주는 공통적으로 은행은 실적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지만 보험사, 증권사 등의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그동안 호실적을 냈던 은행들의 순익도 점차 답보하다가 줄어드는 추이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보험, 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들 역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보니 실적 개선을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은행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잇달아 계열사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예상되는 시너지 효과나 매물의 가격 등 측면에서 적정한 매물을 찾아내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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