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중·저신용자 등을 주고객층으로 하는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1년새 2배로 오르며 서민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 왔다. 저축은행 재무 건전성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OK저축은행 등 상위 5대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3분기 말 평균 7.12%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3.68%에서 2배가량(3.44%포인트) 급등했다. 국내 저축은행 총 79개사의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6.28%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5.12%, 2분기 5.61%를 기록하며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다 3분기 들어 6%를 넘어 섰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이란 각 은행의 전체 여신 중에서 3개월 이상 연체돼 상각 가능성이 높은 부실채권 비율을 의미한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2.38%에서 올해 4.97%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소액신용대출연체비율도 지난해 3분기(10.93%)에 비해 2.54%포인트 증가한 13.47%를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은 작년 3분기 말 2.32%로 집계됐지만 올해 3분기 5.86%를 보이며 3.54%포인트 치솟았다. 소액신용대출 연체비율 역시 2.20%에서 4.11%로 1.91%포인트 급증했다.
웰컴 저축은행도 지난해 3분기 말 5.10%에서 올해 3분기 말 7.54%로 2.44%포인트 뛰었다. 다만 소액신용대출연체비율은 지난해 8.16%에서 7.57%로 감소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해 대비 3배 넘게 건전성이 악화됐다. 3.30%에서 10.13%로 크게 늘었다. 소액신용대출연체비율도 2.36%에서 5.99%로 급증했다.
반면 OK저축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년 새 7.98%에서 7.11%로 0.87%포인트 낮아졌다. 소액신용대출연체비율은 6.26%에서 3.96%로 2.30%포인트 감소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부실채권(NPL) 공동 매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달 29일 이들 저축은행은 1257억원 규모의 개인 무담보 부실채권 매각 입찰을 진행했다. 웰컴·OSB·JT친애 등 12개 저축은행은 이달 중 1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우리금융F&I에 매각할 계획이다. 매각가율은 기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매입률표 기준 매각가격보다 약 130% 인상된 수준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개인 무담보 부실채권을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채널을 마련한 만큼 향후에도 지속적인 공동 매각 등을 통해 건전성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NPL 업계는 통상 담보가 있는 부실채권을 매매해 수익을 내는 만큼 무담보 채권 매입 수요가 충분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또 언제 완화될지 확실하지 않은 긴축 정책으로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부실채권 공급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매각 딜이 성사돼 실무진에서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어느 시기나 부실채권은 발생하지만 최근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부실 채권이 다소 늘었고 매각도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NPL 시장 상황은 아직 예측이 어려워 지켜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도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영 공시에 따르면 이들 5개사의 9월 말 기준 부동산 PF 연체율은 6.92%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시점(2.4%) 대비 4.52%포인트 올랐다. OK저축은행은은 9.07%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43%포인트 올랐다.
저축은행 5개사의 부동산 PF 연체액은 708억원에서 1959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부동산 개발자들이 고금리 상황에 미분양 사태가 더해지며 대출 원리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