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립 해법' 러시아서 찾나 "푸틴 방문 열렬 환영"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등을 의제로 비공식 협의를 개최한 것과 관련해 북한은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연이은 도발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이 심화되고 있는 북한은 대(對)러시아 밀착 행보를 보이며 탈출구를 찾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인용해 "(안보리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적 권리를 문제 삼아 토의에 상정시킨 것 자체를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보도했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지난 14일 "극초음속 기동형 조종 전투부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했다"며 "시험발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북한은 해당 발사체가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외무성은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가 주변 국가의 안전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사안을) 안보리에 끌고 갔을 뿐 아니라 핵항공모함 타격 집단을 조선반도 주변 수역에 또다시 들이밀고 추종 세력들과 도발적이며 위협적인 합동군사연습을 감행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안보리가 진정으로 국제평화와 안정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면 조선반도와 주변 지역의 안전 환경을 격돌 전야로 몰아가고 있는 미국과 대한민국의 의도적이며 계획적인 군사적 도발행위부터 문제시하고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보리에서 자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꼭 키워야만 하는 정당방위력 강화 노력이 불법으로 매도되는 비정상적인 행태가 관습화되고 있는데 대해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다 강력하고 분명한 행동선택으로 자기의 주권적 권리와 합법적 이익을 철저히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안보리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비확산', '북한'을 의제로 비공식 협의를 개최했다. 한국이 미국·일본 등과 함께 소집을 요청했고, 이사국은 이날 모여 관련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 고립이 심화하고 있는 북한은 해법을 러시아와의 밀착 관계에서 찾으려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난 자리에서 "빠른 시일 내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방문하려는 용의"를 표했다고 한다. 이에 북한도 "푸틴 대통령 동지의 우리나라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며 조선 인민의 가장 친근한 벗을 최상 최대의 성심을 다하여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화답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성사된다면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이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시 마주할 시 무기 거래는 물론 동북아 정세에 대한 전반적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러시아의 협조는 국제사회의 제재로 경제적 압박을 받는 북한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