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검색 순위를 조작 등을 통해 상품 구매를 유도한 쿠팡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공정위는 쿠팡과 씨피엘비(CPLB)의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400억원을 부과하고 이들 회사를 각각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에 쿠팡은 이번 공정위 조치를 부당한 제재로 판단하고 행정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PB상품 및 직매입 상품(이하 자기 상품)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검색 순위 알고리즘을 조작했다고 봤다. 특정 상품에만 순위 점수를 가중 부여하거나, 실제 검색 결과에 상관없이 순위를 인위적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자기 상품을 검색순위 상위로 노출시켰다는 것. 알고리즘 조작을 통해 상위 노출된 쿠팡의 자기 상품의 실적은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모션 대상 상품의 총매출액은 76.07%, 고객당 노출 수는 43.28% 상승했다. 검색순위 100위 내 노출되는 PB상품의 비율도 56.1%→88.4%로 커졌다. 이와 달리, 쿠팡에서 중개 상품을 선보이는 21만개 입점업체는 알고리즘 조작 이후 자신의 상품을 검색순위 상단에 안착하기 힘들어졌다. 쿠팡은 이처럼 알고리즘을 구성·운영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쿠팡 랭킹’이 객관적 데이터에 입각한 검색순위인 것처럼 안내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이 저해되고 투명한 경쟁을 통한 시장의 효율적 자원 배분이 왜곡됐다는 게 공정위 측 주장이다. 쿠팡은 이번 공정위 조치에 대해 즉각 반박에 나섰다. 쿠팡은 입장문을 통해 “공정위가 이러한 상품 추천 행위를 모두 금지한다면 우리나라에서 로켓배송을 포함한 모든 직매입 서비스는 어려워질 것”이라며 “회사가 약속한 전국민 100% 무료 배송을 위한 3조원 물류투자와 로켓배송 상품 구매를 위한 22조원 투자 역시 중단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유례없이 ‘상품진열’을 문제삼아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을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행정소송을 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적극 소명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