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코드커팅 현상 가속화로 인터넷TV(IPTV)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통신 3사는 셋톱박스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하며 반격에 나선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IPTV 가입자 증가율을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3년간 반기별 유료방송 가입자수’ 분석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가입자는 1825만 가량으로 상반기 대비 4.38% 증가했다. IPTV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율은 점차 감소하며 3%, 2%를 지나 2023년 하반기에는 0.54% 증가에 그쳤다.
가입자들은 IPTV의 장점을 보고 가입하는 것이 아닌 인터넷 이용·통신요금 결합상품 등 IPTV가 아닌 다른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다음 반기 사상 첫 가입자 감소가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위기 속 통신 3사는 AI로 승부수를 던졌다. LG유플러스는 IPTV 서비스 ‘U+tv’에 자체 개발한 AI 익시(ixi)를 적용했으며, SK브로브밴드와 KT도 하반기 온디바이스 AI를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24 시리즈, 갤럭시 Z폴더블6 시리즈 등 AI를 탑재한 디바이스를 출시하며 온디바이스 AI 시대 시작을 알린 가운데 IPTV 업계도 동참한 것이다. 통신 3사는 현재도 클라우드 방식으로 미디어 전반에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초개인화 콘텐츠 추천, 자막 및 음질 개선 등으로 OTT와 차별성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KT는 ‘더 빠르고, 더 편리하며, 다 알아서’라는 콘셉트의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를 하반기 중 공개할 예정으로, 시청자가 TV를 통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과정에 AI 기술 역량을 적용하고 있다. AI로 영상을 분석하고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미디어 솔루션 ‘매직플랫폼’을 통해 고객 맞춤형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도 오는 9월 ‘온디바이스 AI 셋톱박스’ 출시를 예고했다. 이미 AI를 활용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B tv’를 서비스하고 있다. AI가 고객 콘텐츠 시청 데이터 등을 분석해 취향에 맞는 콘텐츠 제시하며, VOD 시청 중 등장인물이 입은 옷과 액세서리 등 제품 정보도 제공한다. 또 SK텔레콤 AI 서비스 앱 '에이닷'을 활용한 IPTV 관련 채팅 서비스도 선뵐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U+tv 고객 맞춤 ‘초개인화’ 기능을 선뵀다. 고객의 시청 이력을 온디바이스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IPTV ‘홈 화면’에 반영한다. 시청 이력에 따라 실시간으로 달라지는 홈 화면을 통해 고객은 콘텐츠 탐색에 걸리는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자막이 다수라면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막 위치를 조정, VOD 배속이 변경될 경우 최적의 음성으로 개선하는 등 고객의 시청 경험을 개선한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익시 기반 AI 솔루션 고도화, 익시젠을 도입 등 서비스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는 “그동안 다양한 콘텐츠로 IPTV를 위협하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콘텐츠 고갈 문제를 겪고 있다”며 “통신 3사가 온디바이스 AI를 바탕으로 초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OTT와의 차별성을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