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장 후보 3인 모두 ‘닥터나우 방지법’ 찬성
닥터나우 “정부 가이드라인 준수”… 법안에 유감 표명
정치·약사·플랫폼, 사업 부작용 ‘나몰라라’… 국민에 무관심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정치권과 약사계가 비대면 약배송 플랫폼의 판촉 행위를 제한하는 일명 ‘닥터나우 방지법’을 추진한다. 이에 관련 업계는 해당 법안이 국민들의 선택권을 제한한다며 반발에 나섰다.
20일 약사계에 따르면, 다음달 12일 치러지는 대한약사회장 선거에 출마한 3명의 후보 모두 사실상 닥터나우 방지법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닥터나우 방지법이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의약품 도매상 운영과 특정 약국으로 환자 유인하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이다. 지난 13일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 했다. 닥터나우는 비대면 약배송 업체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스타트업으로, 업계 활성화에 가장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다.
약사 등 전문직들은 닥터나우가 의약품 도매상을 설립해 그로부터 의약품을 구매한 약국을 플랫폼 소비자에게 우선 노출시켜 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권은 해당 기업이 납품한 의약품을 약국들에게 대체조제하도록 유인하고 있다며 지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를 통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윤 의원은 "닥터나우 방지법을 통해 환자의 처방전을 약국에 전송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플랫폼에게 약국개설자가 경제적 이익 등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전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사업자가 특정 의약품 도매상과 거래하는 조건으로 해당 약국을 광고해주는 행위 △특정 의약품 도매상에서 납품받은 의약품을 대체조제할 것을 요구하는 행위를 특정 의약품 불법 광고 행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광고료를 지불한 음식점을 어플 상단에 노출 시켜주는 요식업 플랫폼같은 수법이 약국가에 전파되는 것을 막겠단 의도다.
닥터나우는 그동안 법률과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왔음에도, 자사의 이름이 붙은 법안이 발의된 사실에 유감스럽단 입장을 밝혔다. 비대면진료 후 여러 약국을 전전하고도 처방 약 수령에 실패하는 환자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의약품 공급 서비스’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국정감사 당시에도 환자 고충을 해소하겠다며 서비스 제공 취지를 설명한 바 있다. 이후 모든 제휴 약국에 ‘약품 재고 관리 시스템’을 개방하는 내용을 포함한 서비스 개선 계획을 국회에 제출하고 지속적인 보완 및 우려점에 대한 수용 의지를 밝혔다고 해명했다. 또 ‘불공정거래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정책 당국의 판단이 있었음에도 우려를 해소하고자 적극 소통했지만, 개선과 보완의 기회 없이 법안이 발의돼 유감스럽단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약사회 주요 인사들은 닥터나우가 플랫폼에서 드러난 부작용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약사회장 선거 1번 후보인 최광훈 후보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닥터나우 독점 방지법 철회’ 성명 발표 소식에 대해 “국민 건강권과 약료의 본질을 간과한 채 특정 플랫폼의 이익만을 옹호하는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온라인 플랫폼이 의약품 도매상 설립, 특정 약국 우선 노출, 환자 유인 혜택 제공 등을 통해 보건의료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업계가 약사법과 비대면 진료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2번 권영희 후보는 업계의 주장은 비대면 진료 플랫폼이 가진 구조적 문제를 외면하고 환자의 안전과 약국의 공적 역할을 무시하는 매우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이번 약사법 개정안이 발의되기까지 김윤 의원실과 총선 정책 협약을 통해 약국이 직면한 현실적 어려움과 비대면 진료 플랫폼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긴밀히 소통해왔다. 이번 약사법 개정안 발의는 약사와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낸 중요한 과정이었다”고 강조했다.
3번 박영달 후보는 닥터나우의 TV 광고 등 다양한 약사 현안에 대한 회원들의 요구를 경청한, 약사법 개정으로 약사 자존심과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가 몸 담은 경기도약사회는 유명 연예인과 거대 자본을 앞세워 비대면 진료를 넘어 약 배달까지 가능한 거서럼 표현한 광고를 내보낸 앱 '닥터나우'에 대한 비판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정치권, 약사, 플랫폼 세 집단 모두 국민들의 편의엔 관심 없고, 드러난 부작용만 다른 진영에게만 책임 전가한단 비판을 받는다. 한 비대면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물론 최근 플랫폼 업체가 우후죽순 난립하면서 경제 논리에 따른 약국 줄세우기와 과잉 홍보 등으로 지적 받았다. 그러나 약국가는 지역 의료 격차를 해소할 대안이 없음에도 플랫폼의 부작용만 부각하며 영업을 제한하려 한다. 정치권은 책임감 없이 일방적으로 전문직들의 편만 들어주는 상황”이라고 현안을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