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오는 3월 TV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홈쇼핑 업체들이 사회공헌 활동 등에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이번 재승인 심사에서 불공정행위와 범죄행위를 평가하는 이른바 갑질 항목을 별도로 분류해 ‘과락제’를 도입한 것.

기존 재승인 심사 기준은 대분류 9가지에 세부 심사 항목 21개로, 1000점 만점에 650점 이상을 얻으면 재승인이 결정됐다.

그러나 이번 재승인 때는 홈쇼핑 업체가 650점 이상을 받아도 갑질 평가 항목에서 기준 점수 이상을 얻지 못하면 재승인에서 탈락되는 상황으로 TV홈쇼핑 재승인 심사에서 과락제가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올 3월에 진행되는 홈쇼핑 재승인 심사 평가 대상은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 등 3곳이다.

이 중 지난해 최악의 집단 비리로 한바탕 곤혹을 치렀던 롯데홈쇼핑은 더욱 절박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 1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경영투명성 간담회에 직접 참석할 정도로 재승인에 만전을 기하는 분위기이다.

롯데홈쇼핑은 이날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거래전문가와 법률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상근 사무국을 설치하고 연간 50억원 규모의 사무국 운영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신 회장은 이 자리에서 “롯데홈쇼핑이 경영 투명성 강화와 청렴 실천을 위한 체계적인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활동을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안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대홈쇼핑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 영화·다큐멘터리 제작사를 돕는 ‘그린다큐 공모전’ 지원금을 올해 20~30% 더 늘릴 예정이다.

그린다큐 공모전은 현대홈쇼핑과 방송콘텐츠진흥재단이 손을 잡고 진행하는 사업으로, 2010년부터 지금까지 5회에 걸쳐 29개 작품에 총 13억원의 제작비를 지원해 왔다.

NS홈쇼핑 역시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발걸음이 분주하다.

지난해 11월 NS홈쇼핑은 중소기업유통센터와 손잡고 홈쇼핑 방송에 진출할 신규 중소기업 판로지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협력사의 90% 이상이 중소기업인 이 회사는 우수한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상품의 품질관리와 마케팅 활동을 지도, TV방송을 통한 판매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두고 일각에서는 재승인을 코앞에 둔 업체들이 일시적인 보여 주기식의 활동에 지나지 않는 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10년 재승인 심사 때도 관련 업체들은 심사를 받기 4~5개월 전부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수십억원의 돈을 들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