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원클릭 안심약속제도’, 이마트 ‘이케어’ 등 대응 프로그램 가동
[매일일보 안정주 기자] # 경기도의 한 아웃렛에서 여성복 의류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46·여) 일명 블랙컨슈머 때문에 여간 속앓이를 하는 게 아니다. “며칠 전 한 여성이 착용한 흔적이 역력한 옷을 들고 와서 막무가내로 환불을 요구했다”며 “이를 들어주지 않자 폭언에 몇 십분 간 영업을 못하게 난동까지 부렸다”고 털어놨다. 이럴 때면 그는 직업에 대한 회의감까지 든다고 했다.# 서울 강남에서 음식점을 경영하는 B씨(55)는 한 손님으로부터 먹던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며 항의 받은 경험이 있다. 그는 “손님이 인터넷에 음식점에 대한 글을 올리겠다며 협박했다”고 말했다. B씨가 서둘러 보상금을 쥐어주니 그제 서야 손님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음식점을 빠져나갔다고 한다.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직원들에게 부당한 요구와 폭언·폭력을 일삼는 블랙컨슈머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유통업계에 만연된 ‘손님은 왕’이라는 인식도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이에 기업들은 과거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악의성이 명확한 경우 적극적으로 고소 및 고발에 나서는 쪽으로 대응 방식을 바꾸고 있는 추세다.2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기업의 80% 이상이 블랙컨슈머의 부당한 요구를 받은 적이 있다. 특히 가장 많은 피해를 호소하는 곳이 소비자와 가장 밀접한 식품·유통업계인 것으로 알려졌다.유통업계 종사자들은 여차하면 무릎을 꿇거나 고객이 뱉은 침을 맞는 모욕도 견뎌 내야 한다.앞서 지난달 한 남성이 기업의 약점을 이용해 도를 넘은 블랙컨슈머 행각이 발각돼 실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