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예탁금 지난 23~ 24일간 2천457억원 순유출 기록
용산 '시티파크' 청약에 시중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가뜩이나 조정 국면에 들어간 증시가 더욱 '찬밥' 신세가 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24일 이틀에 걸친 시티파크 청약에 유입된 자금은 약 7조~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피스텔과 아파트 평수별 청약금이 최소 1천만원에서 최대 5천만원으로 결코 적지 않았지만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 접수창구를 맡은 한미은행 수도권 지점들이 북새통을 이루는 사이에 증시에서는 2천400억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개인 자금의 유출입을 반영하는 실질예탁금은 지난 23일과 24일에 각각 1천819억원과 638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특히 23일의 유출 규모는 지난 3일의 2천16억원 이후 최대 규모였다. 주식 매매에 따른 개인 투자 자금의 증감분까지 모두 반영하는 고객예탁금 역시 24일 현재 8조7천858억원으로 전날보다 2천471억원이나 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증시의 이러한 자금 동향에 시티파크 등 부동산 청약 열기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 직원은 "지점 직원들에 따르면 이틀간 시티파크 청약을 위해 지점에서 돈을 찾아간 고객이 꽤 있었다"고 전하고 "어차피 환불받을 돈이므로 증시에서 현금화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질 예탁금이 크게 감소한 것 등으로 미뤄 최근 일부 증시 자금이 고수익을 노리고 청약 열기가 뜨거운 부동산 쪽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일반 고객예탁금이 줄어든 것은 최근 개인들이 순매수 규모를 늘림에 따라 매수대금 결제분이 반영된 영향도 크다"고 분석했다. 황중권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일시적으로 시티파크 등의 부동산 청약으로 증시자금이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부의 부동산 안정 의지가 강하고 각종 대책을 실행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증시자금이 부동산으로 계속 흘러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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