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하는 곳 NH농협생명· KDB생명 2개사에 그쳐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출시 1년을 맞는 장애인 전용 연금보험 상품의 판매실적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부진에 대해 보험업계는 예견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장애인 복지 증대와 취약계층의 노후보장을 위해 개발을 추진한 장애인 전용 연금보험이 내달 시판 1년을 맞는다.
하지만 실제 성적표는 초라하다. 관련 상품을 내놓은 곳은 NH농협생명과 KDB생명 2개사에 그치고 판매건수는 미비하다.NH농협생명은 지난해 5월 장애인 전용 ‘희망동행NH연금보험’을 출시했다. 보건복지부에 등록된 0세부터 60세의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가입이 가능한 연금보험으로, 일반 연금보험보다 연금수령액이 3~15% 정도 높다. ‘부모사랑특약(무배당)’에 가입하면 연금개시 전 보호자가 사망했을 때 생활자금을 보장한다.또한 일반 연금보험의 연금개시 연령이 45세부터라면 장애인연금보험은 보호자의 은퇴 또는 사망으로 인한 장애아동의 경제적 어려움에 대비해 연금개시 연령을 20세까지 낮춰 가입할 수 있다.KDB생명 역시 지난해 5월 23일 보험 업계 최초로 장애인 전용 연금보험 ‘더불어사는KDB연금보험’을 출시했다.
출시 이후 지난 3월 기준 ‘희망동행NH연금보험’은 총 1274건이 판매됐으며, ‘더불어사는KDB연금보험’은 400건이 채 판매되지 않았다.‘희망동행NH연금보험’은 출시 첫 달 48건에 이어 6월에는 329건을 판매해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으나 이후 매달 줄어들어 지난 1월에는 6건에 머물렀다.NH농협생명의 경우 전국 4500여 곳의 농·축협을 활용해 판매하기 때문에 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더불어사는KDB연금보험’의 경우에는 총 판매건수가 400건에도 못 미쳐 월 40건의 실적을 보인 셈이다.보험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의 복지확대 정책에 따라 연금수령액을 높이고 보험료는 낮추겠다는 목표로 실행됐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아 한계에 도달했다”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 특성상 시장성이 크지 않고 기존 장애인 복지연금과 상충돼 가입자가 크게 늘지 않은 것”이라고 답했다.장애인 전용 복지연금 상품에 대한 우려는 출시 전에도 나타났다.생명보험사들은 장애인 사망률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 부족과 회사 리스크로 인해 상품 개발에 어려움을 표했다. 실제 지난해 KDB생명·미래에셋생명·농협생명 등 3개 생보사가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미래에셋생명은 내부 결정에 따라 출시하지 않았다.한편 삼성과 한화, 교보, 신한 등 4개 생명보험사는 장애인 전용 생명보험을 판매중이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유사상품보다 보험료가 8~30%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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