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 경제회복 기조에 찬물...수출도 내수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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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약세, 경제회복 기조에 찬물...수출도 내수도 타격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5.04.2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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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원·엔 환율이 7년2개월만에 800원대로 진입하는 등 엔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한국 경제의 수출뿐만 아니라 내수에도 악영향을 미쳐 경기 회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9.19원으로 전일대비 1.09원 하락했다.
원·엔 환율이 하락하면서 당장 일본과 경쟁하고 있는 국내 수출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한국과 일본의 수출 경합도는 2013년 기준 0.5로 양국의 수출 품목 중 절반 가량이 겹친다는 의미다.특히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선박, 화학 등의 업종의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한국수출입은행은 일본과 수출경합이 높은 기계류(8.7% 감소)와 일본 수출 비중이 높은 문화콘텐츠(6.7% 감소), 석유화학(6.3% 감소), 선박(4.7% 감소) 등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원·엔 환율이 100엔당 평균 900원대까지 떨어지면 연평균 총수출이 8.8%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일본과 우리 기업의 수출경합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한 가운데 이번 달에도 수출 감소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0일까지 통관 기준 수출액이 272억54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1.1% 가량 감소했다.이번 달에도 수출 감소가 일어나면 지난 5년 중 가장 긴 하락 추세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12개월 연속 수출액이 감소한 뒤 4개월 연속으로 감소한 경우는 없었다.엔화 약세는 내수에도 직격타를 날리고 있다. 최근 국내 관광업계에서 큰손으로 떠오른 요우커가 환율 영향으로 한국보다 일본을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올해 들어 지난 3월까지 일본을 방문한 중국인 방문객 수는 전년동기 대비 93%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방문 중국인 방문객 수 증가율은 37.6% 늘어나는데 그쳤다.3월 기준으로 일본을 찾는 국가별 방문객 중 중국 방문객이 33만명으로 그동안 1~2위를 유지하던 대만(28만명)과 한국(27만명)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을 찾는 전체 방문객 중 중국 방문객 비중이 2013년을 저점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엔·위안 영향이 적지 않게 요우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고 설명했다.박 연구원은 “원·엔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면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국내 기업들이 일본 기업에 비해 상대적 열위에 놓일 수 있는데다 국내를 찾는 요우커의 특수도 약화되면서 내수 부문 역시 적지 않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국내 경기회복 기조에 자칫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는 환율 흐름에 외환당국의 적절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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