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약세로 한국 경제성장률 2%대 추락할 수 있어
이주열 "수출 부진 경기회복 가장 큰 변수"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최근 들어 엔화 약세가 가속화하면서 한국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원·엔 환율이 900원대가 깨지면서 수출은 물론이고 내수에도 악영향을 미쳐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기존 3%대 초중반에서 2%대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전문가들은 이같은 엔저 현상이 최소 2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해 한국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현재의 엔화 약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취임 이후인 2013년부터 촉발됐다. ‘아베노믹스’로 통칭되는 일본의 재정·통화 정책으로 엔저 현상은 가속화됐다.특히 지난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발생한 네 차례 엔저 현상 중 현재가 가장 빠르게 엔화 대비 원화가 절상되고 있다. 엔화 대비 원화가치 상승률을 보면 지난 1995~1997년은 30%, 2004~2007년은 47%였지만 2012년 6월 초부터 이달까지 2년 11개월 동안은 68%나 됐다.속도 뿐만 아니라 기간마저 장기화될 조짐이다. 지난 세 차례 엔저 현상은 2~3년을 기점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이번 엔화 약세는 앞으로 최소 2년 이상은 지속될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에 수출과 수입이 줄어드는 불황형 무역수지 흑자가 이어져 원화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도 엔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일본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할 때까지 양적 완화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만큼 2017년까지는 현재의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 나갈 것”이라며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에 원·엔 환율 800원대를 지키는 것도 불안해 보인다. 특히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을 감안해 엔저 현상에 미온적으로 대처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엔화 약세는 수출에 직격타를 날리고 있다.올해 들어 전년동월 대비 수출액이 4월까지 넉 달 연속 감소했으며 감소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수출액은 462억1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8.1% 감소했다. 이는 아베 신조 총리 출범 이후 엔화 약세 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2013년 2월(-8.6%) 이후 최대 낙폭이다.주요 신흥국 중 한국의 화폐가치가 유일하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엔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양국 간 실질실효환율 격차가 2010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국제결제은행(BIS)과 대신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한국의 실질실효환율은 113.46인데 반해 일본의 실질실효환율은 70.57로 나타났다.이주열 "수출 부진 경기회복 가장 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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