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민원지수 수치 줄이기에만 급급해 악성민원 대책 소홀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 때문에 보험사와 설계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가 블랙컨슈머에게 지급한 보험금이 5000억원에 달할 정도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금융당국이 보험사들에게 민원을 최소화하라고 지시하면서 보험사들이 서둘러 ‘민원 막기’에 나섰지만 보험업계의 민원건수는 오히려 늘어났다.지난해 접수된 금융민원은 7만863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623건) 증가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특히 다른 금융업권의 민원은 줄어들었으나 민원에 취약한 보험업 민원은 상승해, 절반이 넘는 4만4054건으로 56.0%를 차지했다.보험사들은 내부 매뉴얼을 마련하고 있지만 악성민원 감축은 쉽지 않아 보인다.한화생명의 경우 ‘특별고객관리대응방안’을 운영 중이다. 악성민원을 접수받을 경우 단계별로 나눠 대응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또한 특별고객지정관리 상담실을 운영해 대응하고 있으나 블랙컨슈머들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해상 역시 영업 현장에 있는 설계사나 콜센터에서 악성 민원 안내 매뉴얼을 통해 응대하고 있다. 한편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블랙컨슈머의 경우 매뉴얼대로 대응하기 어려워 행동강령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며 “손보협회에서 발주한 ‘악성민원 공동대응방안’이 나오면 매뉴얼로 적용할지 검토해 볼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