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슈퍼마켓·모바일시장 등 설계사 없는 직접 계약 방식 늘어
[매일일보 이경민 기자] 보험시장을 이끌어 온 보험 설계사들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 슈퍼마켓, 금융사 복합금융점포, 모바일금융 등 보험 상품 판매 채널이 다양화되고 고객 스스로 보험 청약이 가능해져 설계사를 통한 보험 판매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금융위원회는 이르면 9월쯤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보험 상품을 가입할 수 있는 보험 슈퍼마켓을 출범시킨다고 밝혔다.
보험슈퍼마켓은 일종의 인터넷 보험 쇼핑몰로 보험사들이 취급하는 대부분의 보험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를 통하면 설계사가 없어도 고객들이 보험 상품을 손쉽게 비교 검색할 수 있다.또한 은행과 증권가들이 복합점포 늘리기에 열을 올리면서 보험사도 금융복합점포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합점포를 통해 모든 금융상품을 취급할 경우 상대적으로 쉽게 방문이 가능한 은행의 의존도가 높아져 보험설계사들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온라인 자회사를 꾸리거나 온라인 전용 보험 브랜드 출범하는 등 직접 보험 판매 채널이 활성화되고 있다.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27일 생명보험사 최초로 보험 가입부터 유지·지급까지 보험 전 과정을 고객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모바일로 진행할 수 있는 모바일 보험 서비스를 개시했다. 설계사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수수료가 없는 만큼 오프라인 보험에 비해 저렴하다.
손해보험사 역시 자동차보험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3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늘었다.이렇듯 설계사와 보험대리점(GA) 등을 넘어서 보험 판매 채널이 급속히 확대되고 설계사 없는 직접 계약 중심으로 활성화되다보니 보험설계사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12월 말 기준 13만1825명이었던 보험설계사는 지난 2월말 현재 13만0341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보험사 점포도 2512개에서 2467개로, 보험대리점도 6867개에서 6327개로 줄었다. 손해보험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4년 12월 말 기준 16만3358명이었던 설계사들은 지난 1월말 현재 16만2992명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3176개였던 점포수는 3168개로, 보험대리점도 3만2995개에서 3만2659개로 줄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주도로 다양한 판매 채널들이 출범되면서 설계사와 보험 모집인의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와 더불어 “구조나 보장 내역이 복잡한 보험 상품 특성상 소비자가 상품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기 어려워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보험업계와 소비자를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 점검해 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