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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이한일 기자]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 와중에, 그간 전통적으로 되풀이 되어온 한-일 간의 사이버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26일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한-일 양국의 네티즌들은 그간 다양한 이슈로 충돌해왔다.먼저 2001년 3월,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에 항의하는 국내 네티즌의 공격으로 문부과학성, 자민당 등의 홈페이지가 마비된 것을 시작으로, 2004년 1월에 독도문제로 촉발된 사이버戰, 2005년 8월, 구글의 동해표기로 인한 일본의 국내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 공격 등이 있었으며, 이 후에도 매년 삼일절과 광복절에는 전통적으로 양국 간의 사이버戰이 반복되어 왔다. 특히 2008년 2월에는,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김연아가 아사다 마오에 밀려 2위를 차지하자 김연아 선수에 대한 안 좋은 의견이 많이 게시되던 일본의 2ch(니찬넬)을 국내 네티즌이 공격하고 일본이 반크에 보복공격을 하는 사태가 벌어진 바 있다. 더욱이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 계주의 억울한 실격처리에 대해 일본의 네티즌들이 2ch에 ‘한국의 실격처리는 최고의 반찬거리’라는 등의 악의적인 댓글을 남긴 것이 국내 주요 포털에 소개되면서 반일감정이 악화되었고, 시기 역시 전통적으로 사이버戰이 있어왔던 삼일절과 겹치면서 일본에 대한 사이버공격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었다. 네이버, 다음 등의 주요 포탈에는 일본의 2ch 등에 대한 공격을 위한 카페가 23일 이후에만 7개 이상 개설되어 매일 2만 명 이상의 회원이 가입하였고, 디시인사이드, 웃긴대학, 오늘의유머, 엽기혹은진실 등 국내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사상 초유의 연합을 구성하여 3월 1일 공격을 예고하는 등 본격적인 사이버戰의 戰雲이 짙어가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소식은 국내 네티즌들의 인식에 작지만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게 인터넷진흥원의 분석이다. ‘노골드인 일본을 불쌍하게 생각하자.’, ‘그간 양국의 소모적인 사이버戰은 피해만 있을 뿐 실익이 없었다.’는 등의 의견이 조금씩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점차 호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김연아의 금메달이 한-일 간의 사이버戰까지도 진정시키는 효과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국인터넷진흥원 김희정 원장은 “국내 네티즌들의 분위기가 이번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로 인해 많이 완화된 것 같다”며 “하지만 결코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으로 일본 네티즌들의 공격차단은 물론 공격관련 악성게시물 삭제 등 사이버전 예방을 목표로 비상대응체계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