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이미지 회복에 나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적극적인 대외행보에도 불구하고 거듭된 악재로 ‘경영 쇄신’ 의지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24일 업계에 따르면 올 초 형 신동주 일본 롯데 전 부회장의 계열사 해임 소식으로 그룹의 후계구도 지각변동설에 휩싸였던 신 회장은 최근 소통강화에 나서며 과거 ‘은둔의 황태자’ 꼬리표를 떼려는 행보를 걷고 있다.특히 해외 각지를 누비며 현지 인사들과의 스킨십 교류에 적극 나서고 있다.지난 23일 신 회장은 뉴욕에서 열리는 세계 소비재 포럼(CGF)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행사에서 그는 해외 소비재 업체들의 최고경영자와 만나 유통업계 트렌드와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신 회장은 최근 한 달 동안에만 일본을 두 차례 방문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롯데그룹의 비전을 공유하는 한편, 지난달 말에는 중국 청두의 ‘롯데몰 청두 프로젝트’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그의 이 같은 강행군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신 회장이 지난해 계열사를 동반한 그룹 전반이 사면초가에 시달렸던 만큼 악재를 털기 위한 경영쇄신의 행보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그러나 이 같은 쇄신 의지에도 불구하고 부도덕한 사건과 안전사고 논란 등 연이어 드러나는 민낯에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롯데그룹의 지주사격인 롯데쇼핑은 롯데몰 동부산점의 개점을 앞당기고자 지방 공기업 사장등 지역 유력인사들에게 ‘점포 입점권’을 뇌물로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검찰은 롯데몰이 뇌물성 공여를 통해 개장 시기를 대폭 앞당김으로써 특혜를 누린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롯데홈쇼핑은 화장품 샘플을 정품인 듯 속여 광고하고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태료 800만원을 부과받았다.롯데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신헌 전 대표가 납품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등 대형 비리 사건에 휘말려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은 바 있다.아울러 재개장 두 달만에 안전사고가 3건이나 발생한 제2롯데월드는 여전히 시민 불안감만 높이고 있어 일각에서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등 본사가 내놓은 안전 대책도 무색하다는 비난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뿐만 아니라 ‘독과점 논란’ 중심에 놓인 롯데면세점은 시내면세점 유치를 앞두고 정부 당국의 특혜 의혹이 제기돼 또 한 번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관세청이 롯데면세점 선정 당시 점수공개를 거부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지난 22일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관세청이 속칭 시내면세점 사업에 대기업이 편법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지난 2월에도 롯데가 제주 면세점 후속 사업자로 결정됐을 당시 세부 점수 공개가 거부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평소 ‘투명경영’과 ‘정도경영’을 거듭 강조해오던 신 회장이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어떤식으로 회복하고, 청렴실천의 기업으로 재기시킬 수 있을 지 향후 귀추가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