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혼란 속, 세수를 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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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혼란 속, 세수를 메꿔라
  • 박동준 기자
  • 승인 2015.06.24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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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세수 메꾸려 공공요금 인상에 벌금부과 강행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이달 들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올해 경제 성장률이 저하될 것이란 전망이 속출해 세수 확보에 빨간등이 켜졌다.이런 가운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공공요금 인상 추진 및 과태료 징수로 세수 부족을 메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4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개 지방자치단체가 오는 27일부터 버스와 지하철 요금을 일제히 인상한다.서울시는 지하철 200원, 간·지선, 마을버스는 150원, 광역버스는 450원 등을 올린다. 인천시와 경기도는 요금 인상에 대한 행정 절차를 완료, 시행만을 앞두고 있다. 인천시는 간·지선버스 요금 150원씩, 경기도는 일반형 버스 150원, 좌석형 250원, 직행좌석형 400원씩의 요금을 올리는 안을 확정한 바 있다.서울시는 교통요금 인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전 6시30분 이전에 교통카드로 탑승 태그를 하면 기본요금을 20% 할인해주는 ‘조조할인제’를 도입한다. 하지만 해당 제도로 혜택 받는 사람은 전체 이용객의 3% 미만으로 나타났다.이외에도 광주와 강릉, 안산시 등은 상하수도 요금을 최대 40% 올리거나 인상 계획을 검토 중이다.정부는 공공요금 인상 이외에도 벌금·과태료·과징금 등 징벌적 세금 징수에도 혈안을 올리고 있다.이미 올해 들어 담뱃세 인상으로 세수 확보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담뱃값 2000원 인상으로 올해 담배 세수가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1~5월 담배 판매로 거둔 세금이 1년 전보다 8700억원가량 늘었다.
올해 담배 판매로 거둬들인 세금 증가폭은 올 1월 400억원에서 2월 1000억원, 3월 1300억원, 4월 3300억원, 5월 2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사재기 효과가 사라지고 담뱃세 인상에 따른 금연 의지가 갈수록 무뎌지면서 담배 소비량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것이다.정부는 지난해 담뱃세 인상을 추진하면서 올해 담배 판매량이 34%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재 같은 추세로 진행되면 연간 세수는 10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보다 3조4000억원 가량이 늘어난 수치다.벌금 역시 지난해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정부는 벌금·과태료·과징금 등으로 모두 3조2013억원(수납액 기준)을 거뒀다.이는 2013년 2조8347억원보다 3666억원(12.9%) 많은 것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전체 징수액 규모가 커진 것은 과태료와 입찰 담합 행위에 부과된 과징금이 목표치를 크게 웃돈 탓이다.지난해 과태료 수입은 9491억원으로 목표치인 예산액 8695억원보다 800억원 가까이 많았다. 4년 전인 지난 2010년의 3156억원과 비교하면 3배 조금 넘게 증가했다.일례로 대표적인 벌금인 교통범칙금은 지난해 7165억원으로 전년대비 787억원 늘어났다.지난해부터 정부가 교통사고를 줄인다는 명분으로 단속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예산은 ‘세수부족’ 이유로 대폭 삭감하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에 따르면 국민안전처는 ‘교통사고 잦은곳 개선’, ‘어린이보호구역 개선’,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 관련 사업비 총 394억원 중 절반인 197억원을 세수부족을 이유로 기재부로부터 지급받지 못했다.특히 이들 예산은 직전년도에 비해 감액된 것으로 드러났다. ‘교통사고 잦은 곳 개선사업’은 2013년 247억원에서 지난해 125억원으로 1년 만에 122억원이 감액됐고, ‘어린이보호구역 개선사업’은 같은 기간 375억원에서 90억원으로 285억원이 줄어들었다.박남춘 의원은 “지난 한 해 동안 등록차량 10대 중 7대 꼴로 교통벌금을 물었다. 사실상 서민증세”라며 “특히 교통안전예산을 감액한 것도 모자라 편성된 예산조차 제때 지급하지 않은 것은 결국 박근혜 정부의 교통단속강화가 교통안전을 확보하거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라기보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서였음이 입증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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