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투데이] 노인들이 전화금융사기에 계속 속고 있어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서울체신청에 따르면, 지난 1일 경기도 양평에 있는 양동우체국에 68세의 H씨가 찾아와 통장 및 폰뱅킹 개설을 요구했다.
김영분 국장이 ‘요즘 사기전화가 기승을 부리는데 어디서 전화를 받고 통장을 만드시는 건 아니냐?’고 물었으나 직원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며 계속 발급을 요청했다.
금융전화사기임을 직감한 김 국장이 “저희를 못 믿겠으면 파출소에 가셔서 확인해보시라”고 설득했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인근 농협과 축협에도 연락하여 H씨가 방문하면 주의안내를 해 줄 것을 당부했다.
H씨는 파출소장으로부터 안내를 받고서야 금융전화사기임을 알고 우체국을 방문하여 감사인사를 하고 돌아갔다.
김영분 국장은 “H씨는 작년에도 금융사기전화에 속아 600만 원의 피해를 입은 적이 있었다.”라며 “금융자산이 전부 빠져나간다는 등 위급한 상황을 조성하면 노인들은 쉽게 속는 만큼 주변 사람들의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에앞서 지난 3월 29일에는 70대 노부부가 경찰을 사칭한 전화금융사기에 속아 3천만원을 날릴 뻔한 것을 우체국 직원들이 끈질기게 설득해 피해를 막는 일이 있었다.
부산체신청에 따르면 지난 3월29일 김모씨(70·여) 부부가 밀양 단장우체국을 찾아 현금 3천만원을 이체하면서 폰뱅킹을 신청했다.
우체국 직원은 거액의 현금을 들고 오고 노인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폰뱅킹을 신청하자 전화 금융사기를 직감하고 폰뱅킹 가입을 하지 말 것을 설득했다. 하지만 노부부는 오히려 역정을 내며 “빨리 처리해 달라”고 강하게 요구했다.
우체국 직원은 전화금융사기에 대해 설명을 하며 시간을 지연시켰고, 때마침 김할머니에게 전화가 걸려와 뒤를 따라가 통화내용을 들어보니 경어체를 사용하며 통화를 하고 있어 현금카드 교부와 폰뱅킹 가입을 중지시켰다.
이후 전화사기수법과 피해 사례 등을 들며 전화금융사기를 설명했지만 우체국 직원을 믿지 못하자, 단장파출소에 협조 요청을 해 파출소장이 직접 노부부의 집을 찾아 설득했고 노부부는 3000만원의 재산을 지킬 수 있었다.
당초 노부부는 “지금 통장에 있는 돈을 우체국 통장으로 옮기지 않으면 누가 돈을 다 빼간다”는 사기범의 말에 속아 농협통장에 있던 3천만원을 인출해 우체국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노부부는 아침 일찍 우체국을 방문해 “사기범이 우체국 직원도 같은 편이라고 해 말을 듣지 않았다”면서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3천만원을 지켜줘 고맙다”고 말했다. 일련의 사건과 관련해 권오상 서울체신청 금융검사팀장은 “최근 전화금융사기는 고령의 노인들에게 폰뱅킹 개설을 요청하는 한편, 우체국 직원 등 주위 사람들에게 절대 알리지 말라고 강요하는 등의 공통점이 있다”라며 “피해예방을 위해서는 금융기관 간의 협조와 이웃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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