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 있느냐. 도와주려는 것. 나서지 마라”
[매일일보=인터넷뉴스팀]
실종자 가족 A씨는 지난 달 26일 천안함 침몰직후 같은 달 27일과 28일 자신의 신분을 경찰이라고 밝힌 한 남성으로부터 "가족 중에 군이나 경찰, 공무원 등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전화를 받았다.
A씨가 "왜 이런 전화를 하는 것이냐"고 묻자, 이 남성은 "도와주려고 하는 것이다. 앞에 나서지는 말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실종자 가족 B씨도 지난 달 29일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고서는 상대에게 항의했다. B씨는 "당신들 지금 동태 파악하고 있는 것이냐. 도움 받을 것도 없고, 도와 달라고도 하지 않으니 이따위 전화 하지 말라"고 했다. 정보기관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침몰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이처럼 수상한(?) 전화를 걸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가족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실제 실종자 가족들은 경찰로부터 "가족 중에 공무원이 있느냐"는 전화를 수차례 받은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이미 실종자 가족들은 신분을 속인 채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가족들과 생활했던 경찰관을 적발한 바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과 29일 2함대 내 동원예비군교육관에 회의를 위해 모인 실종자 가족들은 이 같은 '경찰의 전화'가 한 두 사람에게 그치지 않고 가족 대부분에게 걸려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회의도중 한 가족이 "경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하자, 이곳 저곳에서 "나도 그런 전화 받았는데…"라는 말이 터져 나왔고, 내용도 가족 신분과 성향을 묻는 질문으로 모두 비슷했다. 가족들은 순간 "경찰이 우리를 상대로 성향 분석을 하고 있다"며 흥분했고, "또 이런 전화가 걸려오면 대꾸하지 말고 그냥 끊자"고 의견을 모았다. 군과 경찰에 대한 가족들의 강한 불만은 가족들에게 신분을 속이고 2함대 임시숙소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던 경찰관 3명이 확인되면서 폭발했다. 경기 평택경찰서 정보과 소속 신모 경감(34)과 조모 경사(48) 등 3명은 취재진 등 외부인의 출입이 전면 차단된 2함대 임시 숙소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다가 덜미가 잡힌 것.이런 상황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이 사건 이후에도 경찰이 전화를 걸어와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인물에 대해 묻는 등 동향 파악을 끊임없이 했다고 주장했다고 <뉴시스>는 보도했다. 실종자 가족 C씨는 "경찰이 이 같은 성향분석을 토대로 가족들을 강경파, 온건파 등으로 나눠 대응을 준비한 것"이라며 "군, 경찰, 정부 누구하나도 믿지 못하겠다"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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