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금산분리 규제 완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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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 ‘금산분리 규제 완화’ 논란
  • 송현섭 기자
  • 승인 2016.06.1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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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문은행·중간 금융지주사 도입 등 최대 관건
[매일일보 송현섭 기자] 금융산업의 발전과 변화된 여건에 따라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를 제한하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다. 12일 금융권과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개혁 및 핀테크산업 육성방안의 일환으로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행 은행법에 규정된 금산분리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정부는 2개 시범사업자 선정에 이어 올 상반기 오픈을 목표로 지난 19대 국회에서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은행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결국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고 법안이 자동 폐기됐다.따라서 법 개정은 여소야대인 20대 국회로 넘어왔는데 금융개혁 및 핀테크 육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여권과 재벌의 사금고화 및 특혜 우려를 제기하는 야권의 주장이 맞서고 있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산분리 원칙은 재벌그룹 중심의 산업자본이 금융기관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금지한 것으로 과도한 자본집중을 막고 정부 주도의 개발정책에 기여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금융산업의 발전과 변화에 따라 시대적으로 낡은 규제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언급했다.그는 또 “핀테크 차원에서 도입되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금산분리 등 불합리한 제도적 한계로 무산된다면 다른 선진국보다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회가 재벌위주 산업자본과 정부가 지배하는 금융기관이란 이분법적 사고를 탈피해 시대에 맞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은행법 개정안은 비금융주력 사업자인 IT기업이 보유 가능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의결권 있는 지분을 50%로 완화해 기존 4%로 제한된 제도적 한계를 풀어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KT는 의결권 있는 지분4%를 포함해 8%, 카카오의 경우 의결권 지분 4%를 비롯해 10%에 불과해 양 컨소시엄이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 힘든 상황이다.특히 금산분리 규제 완화논란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이던 대기업 규제기준을 10조원으로 올려 상호출자·채무보증을 완화하는 등 동향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 4월 대규모 기업집단에 지정돼 추가 지분참여에 제약 때문에 카카오은행이 한국투자금융 자회사로 참여했지만, 대기업 규제기준의 상향조정으로 혜택을 받게 됐다.
 
또한 삼성그룹 등은 상호출자 및 채무보증 해소와 함께 기존 재벌 그룹체제를 지주사체제로 전환을 추진하는 동시에 그동안 유예됐던 금융지주사 역시 도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주사체제를 택한 기업집단 가운데 보험사 등 3개 이상 금융사를 보유 또는 이들 금융사 자산이 20조원 이상이면 중간금융지주사를 통해 금융지주사를 소유케 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금산분리 완화가 대기업의 금융사 보유를 허용해 사금고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특정 그룹의 경영승계에 도움을 주려고 중간금융지주사를 허용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산분리 완화는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과 중간금융지주사 등이 최대 관건”이라며 “정부와 여당의 입법계획에 반대해 재벌의 사금고화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지배구조 개편문제로 그룹을 분할해야 할 일부 재벌이 특혜를 받는다는 비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선 재벌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반대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엄격히 분리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면서 “재벌체제가 변화하고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이 활발해지면서 시대에 뒤떨어지는 규제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앞으로 20대 국회가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위해 관계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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