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형유산원- 2016 남원시 무형유산 목록화 연구 학술대회 개최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 국립무형유산원이 진행하는 신규 무형유산조사연구가 기존 등록문화재와 중복 조사되거나 짧은 조사기간에 예산마저 부족하다는 지적이 조사에 참여한 문화예술계 일부 학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어 이에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국립무형유산원이 2014년 경상남도 진주시를 조사대상으로 지정하면서 시작된 <무형문화재 발굴 조사연구>사업은 2015년 충청남도 당진시를 거쳐 2016년 전라북도 남원시가 "올해의 무형유산도시"로 지정돼 '충남대학교 충청문화연구소'가 조사 및 발굴작업을 진행해왔다.지난 19일 오후 전북 남원 춘향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2016년 남원시 무형유산 목록화 연구 학술대회'에서 발표조사를 진행했던 조사자들은 "지난 2월 부터 6개월간 남원지역을 대상으로 발굴 및 조사와 목록화 작업을 했으나 남원지역 곳곳을 찾아다녀야 하는 열악한 조사환경과 짧은 조사기간 그리고 기존에 등록된 무형문화재와 일부 소재가 중복되는등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혔다.조사대상자들 대다수 전수자, 이수자로 발굴대상 제외
이날 학술대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충남대학교 충청문화연구소 박종익교수는 "유네스코협약 및 국립무형유산원이 강조하는 전승공동체 기반의 무형유산발굴에 목적을 두고 조사를 진행 했다 "고 밝히면서 "판소리의 고장이라 할 남원시의 소리판 배경에 관심을 두고 접근했지만 대다수 조사대상자들이 전수자 이거나 이수자인 까닭에 쉽사리 대상을 정하지 못했다"고 조사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이어 발표에 나선 김삼진 광주교육대학교수는 <남원의 축제와 전통예술>부문에 대해 발표하면서 - 수건을 들지 않고 제자리에서 춤을 추는 남원 살풀이춤 -을 현재 등재된 춤에 비교해 '민살풀이춤'이라고 격하해 부르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남원의 대표적인 살풀이 춤이 제대로 평가받아, 현재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문화권력, 무용권력의 그릇된 평가기준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김삼진 발표자는 "기존의 시조창 무형문화재와 관련해 대한민국 시조협회 회원들이 '석암 정경태'의 악보집에 의존하는 획일적인 전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직접 발표회장에서 시조창을 불러가며 향토시조창법을 무형문화재로 발굴하는 대안을 제시 하기도 했다.다양한 향토 시조창법 발굴지원 필요
김삼진 발표자는 이와관련 "남원 특유의 소리를 만들어 내는 시조창 재구성 작업이 필요 하다"며 "전북 남원은 국악관련 주변인구가 많은 특별한 도시"라고 강조하고 "한가지 창법으로 획일화되는 시조류를 다양하게 바꿔 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이 밖에 지방자치단체에서 발굴 또는 특화 사업으로 지원했거나 실패한 내용을 발굴 조사목록에 올리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지난 2007년도에 '춘향골 남원식도협회'를 만들어 육성지원에 나섰으나 실패한 ''남원 양골잽이 칼'의 경우는 하루에 7~8개의 식도를 만드는 가내수공업규모의 업체를 탐방해 발표한 내용으로 무형유산발굴과는 걸맞지 않은 졸속조사가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게 하고있다.지자체가 실패한 특화사업 조사필요있나
이에 더해 '부절리 짚풀공예'는 1995년 부터 전국의 크고 작은 공모전과 공예대전에 참가해 120여 개가 넘는 상을 수상하는등 지역을 대표하는 공예로 자리를 잡았고 전라북도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지정돼 '짚 공예 체험관'까지 운영하는 사업인데도 새롭게 무형유산 발굴조사에 포함 시킬 필요가 있었나 하는 의문을 사고있다.마지막으로 발표에 나선 공주대학교 강성복 교수는 '남원의 전통적 생활관습과 사회적 의식'주제에 대해 '돌장승' 또는 '석장승'으로 불리고 있는 '벅수"에 대해 돌미륵과도 연관이 있다고 밝히면서 '벅수'란 조선시대 수군이 배를 묶어두기위한 돌말뚝을 지칭하는 말이기도 하다면서 지리산 실상사 입구를 지키고 있는 돌벅수(석장승) 등 지역내 운봉읍과 인월면등에 산재한 나머지 돌벅수도 지방문화재로 지정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강교수는 또 조선왕조의 몰락과 일제에 의해 강제로 폐지된 '남원사직단제'의 복원에 대해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하고 '전주이씨대동종약원'이 전승하는 서울의 '사직단제'와 대구, 인천, 삼척, 광주등 전국 지자체에서 역사문화축제로 활용하는 사직제 등은 남원의 사직단제를 참조해 복원됐다고 밝히면서 남원시 등 지자체의 지원을 촉구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 참석했던 연구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농번기에 20여회 이상 씩 남원시 구석구석을 찾아다녀야 했던 일화를 소개 하면서 '무형유산' 말도 꺼내기전에 인터뷰를 거부 당하는등 학술대회를 치르기 까지 과정이 녹록치 않았음을 전했다.한편 국립무형유산원 관계자는 이날 학술대회에서 거론된 의견에 대해 "남원지역에 묻혀 있는 자료를 발굴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각계 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내부 검토를 거친 뒤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히면서 "학술대회에 참가한 발표자와 참가자 모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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