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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고액 자산가 255명이 지난 4년간 자녀에게 고액 전세자금을 증여하는 방법으로 1948억원을 탈루한 것으로 나타났다.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명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2016년 고액 전세입자의 자금출처를 조사한 결과 255명이 1948억원을 탈루해 국세청이 601억원을 추징했다.아버지에게 고액의 전세금을 증여받고 이를 숨기기 위해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인과 아버지가 자금 거래를 한 것으로 위장하거나, 자녀에게 고액 전세금을 증여하고 자녀가 대출받은 것으로 위장 하는 등의 사례가 국세청 조사를 통해 적발됐다. 국세청은 지난 2013년부터 서울 지역 전세금 10억원 이상자를 대상으로 변칙증여 여부에 대한 조사를 시범 실시했다. 이후 금액기준과 지역 제한 없이 전세금 상위자 위주 중심으로 조사대상을 선정하고 있다.탈루 혐의를 적발하는 시스템은 국세청 자체 과세 인프라로 사전 분석해 최근 10년간 소득내역이나 증여·신고받은 내역 등을 확인 후 탈루 혐의가 높은 이들을 대상을 다시 세밀 조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전세자금은 세원 포착이 쉽지 않아 고액 자산가의 증여 편법 수단으로 이용돼 왔다. 이러한 편법 증여는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 아니라 세수 확보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대해 고액 전세금 편법 증여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박명재 의원은 “고액 전세금 등을 이용한 편법적인 부의 대물림 행위는 공평과세를 바라는 국민 정서에 반하는 행위로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며 “자금출처조사의 조사기준금액을 낮추고 주기적으로 실시해 비정상적인 탈세행위 관행을 개선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