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미혼모’들의 안식처 ‘홀트고운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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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미혼모’들의 안식처 ‘홀트고운학교’
  • 송병승 기자
  • 승인 2011.04.07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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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윤주 원장 “미혼모 배려 위해 더 많은 관심과 지원 필요”

[매일일보=송병승기자] 경기도 수원시 우만동에 위치한 ‘홀트고운학교’는 입양 전문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가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 학생 미혼모들의 학습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 발표를 계기로 지난해 9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체계적 프로그램, 기존 학교과정과 연계해 졸업장도 받아

꿈 잃지 않은 청소년 미혼모들…“아이와 함께 살길 모색”

이곳은 정규교과목(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과 대안과목인 임신 중, 임신 후 프로그램을 4:6의 비율로 운영하고 있다. 이 수업을 통해 청소년 미혼모들은 재학 중이던 학교로 복귀하거나 학교의 승낙을 얻으면 다니던 학교명의 졸업장도 받을 수 있다.

‘홀트고운학교’는 올해 첫 졸업생 2명을 배출했다.

‘홀트고운학교’에서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은 이모(19)양은 졸업 후 이곳 선생님들께 보낸 감사 편지에서 “정말 다 포기해 버리려 했을 정도로 힘든 저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은 다름 아닌 선생님들이었다”면서 “어두운 곳, 무섭고 두렵기만 했던 그 길에서 벗어날 수 있게 제 손을 꼭 잡고 앞으로 함께 나아가 주셨던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곳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정규교육과 대안교육 뿐만 아니라 직업재활사업의 일환으로 자격증 수업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에는 학생 1명이 병원 코디네이터 자격증을, 1명이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 명은주 원장과 미혼모 학생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하루 상담 수십통, 후원은…

‘홀트고운학교’에는 하루에도 수십통의 상담 전화가 걸려온다. 10대 청소년 미혼모들의 상담전화가 대부분이다. 정상적인 학교생활이 힘든 학생들에게 ‘홀트고운학교’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29명이라는 정원이 정해져 있어 대규모 인원을 수용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현재 ‘홀트고운학교’에는 29명의 미혼모와 7명의 신생아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출산 후 입양을 선택하지 않은 산모와 아이를 바로 학교, 사회로 돌려보낼 수 없기 때문에 산후조리와 더불어 신생아 돌봄도 함께 하고 있다.

하지만 경기도에서 나오는 지원금은 신생아에 대한 부분이 빠져있기 때문에 늘상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다. 현재 신생아 보육에 관한 부분은 ‘홀트고운학교’ 명은주 원장(46)이 활동하던 입양단체 회원들이 속싸개, 기저귀 등을 보내주어 그것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마저도 신생아가 많아짐에 따라 부족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 '홀트고운학교' 명은주 원장.
신생아 보육에 관한 지원뿐만 아니라 미혼모 학생들의 사회참여를 도울 수 있는 자격증 수업도 재정상의 문제로 부족한 상황이다.

명은주 원장은 “학생들이 최근 관심을 가지고 도전하고 싶어 하는 분야는 제빵이나 사진촬영 같은 것들인데 제빵기나 카메라 등이 대부분 고가라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학생들이 원하는 수업을 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대 미혼모 학생들이 사회로 나갈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의 하나가 거주 문제이다.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될 경우 최저생계비에 준하는 정부 지원금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 돈으로는 집세를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명 원장은 “사회적 차원에서 주거지원과 함께 감정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면서 “혼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이 매우 힘든 상황에서 힘이 될 수 있도록 정서적인 안정을 도와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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