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금융감독원이 해외 계열사에 신용공여 등을 지원한 종합투자금융업자에 연이은 철퇴를 놓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종합투자금융업을 육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필요한 해외법인의 원활한 자금 조달은 법령을 이유로 제한하고 있다며 토로한다.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재 당국에서는 NH투자증권이 지난 2014년 말 인도네시아 법인 채무 보증을 법 위반이라 판단해 제재심의위원회 의결 여부를 논의 중이다.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2009년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해 코린도그룹 증권 계열사 클레몬트(CSI)의 지분 60%를 인수해 현지법인인 NH코린도증권을 세웠다. 이후 현지법인 자기자본을 늘리는 과정에서 2014년 말 NH코린도증권이 현지 금융회사로부터 대출받을 때 20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섰다.이를 두고 금감원은 현재 NH투자증권의 해외 법인 채무보증이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현행 자본시장법 77조에 따르면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인 종합투자금융업자는 지분 30% 이상인 해외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황성윤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장은 “당시 NH투자증권은 증권사가 아니라 종합금융투자 사업자였기 때문에 적용하는 법 기준이 다르다”며 “해외 자회사 지급보증은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해당 안건을 제재심의위원회 심의에 올리지 말지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고, 결과가 나와봐야 수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반면 NH투자증권은 당시 자본시장법 34조에 따라 금융투자업자가 지분 50% 이상 보유한 현지법인에 대해 신용공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었고, 이와 관련한 유권해석도 당국과 협의를 마쳤다고 주장한다.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시 자본시장법 77조와 34조에 대한 유권해석을 금감원과 논의한 이후 지급보증을 결정했다”면서 “이후 2016년 개정을 통해 현재 자본시장법 77조의 3항에선 종합투자금융업자가 해외 계열사에 채무보증을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업계에서는 최종 제재 수위에 긴장하는 분위기다. 앞서 금감원 제심위는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2016년 베트남 현지법인에 3500만달러(약 400억원)를 연 금리 3.3%로 대출해준 것과 관련해서도 기관주의와 과징금 45억원을 의결했다.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 해외진출이 활발해 지고 있지만, 해외계열사 지원과 관련해 연이은 제재가 나올까 우려스럽다”며 “국내 초대형IB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해외법인에 대한 자금 조달이 원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전문가들도 초대형IB의 원활한 성장을 위해 자본시장법이 좀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글로벌 IB로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곳은 결국 초대형IB 밖에 없다”며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를 금지한 법이 정작 종투사의 업무를 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