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저평가 예방’...오너 ‘싼값에 경영권 안정 확보’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주식시장이 조정을 거치면서 주가가 좀처럼 반등을 하지 못하자 기업 및 오너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주가하락기를 틈타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대체적으로 주가 부양을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경영권과 연관짓는 시각도 있다.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자사주 취득 결정을 내린 유가증권상장법인은 29개사로 나타났다. 이 중 본격적으로 시장이 조정 국면에 접어든 5~6월에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은 17개사로 60%에 달했다코스피는 이 기간 유로존 재정위기 확산 우려로 2000선에서 수직 하강해 1780선까지 밀리기까지 했다. 이후 1900선까지 회복했다 다시 1800선 초반까지 떨어지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선보였다. 이 같은 시장 흐름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거래량과 거래자금이 급감했다.이 기간 자사주 매입을 결정한 회사들은 회사 내부 가치와 다르게 시장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시장영향으로 인한 주가하락, 저평가 방지 효과 기대
지난 6월 삼성화재는 주가 안정 측면에서 자사주 취득을 하기로 결정했다. 삼성화재는 이 기간동안 보통주 140만주, 우선주 9만주를 3088억원을 들여 장내매입하기로 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대비 39.3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삼성화재의 자사주 취득 공시가 시장에 알려지자 주가는 4.63% 급등했다.동아제약 역시 지난 6월에 자사주 취득을 하기로 공시하고 7월부터 지난 17일까지 자사주를 취득했다. 동아제약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지난 7월 3일부터 8월 17일까지 총 25만주를 225억원의 자금을 들여 매입했다.이 기간 동아제약의 주가 추이는 자사주 취득 시작 당시 8만7000원에서 종료 시점에 9만6300원으로 10.68%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에도 주가는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 23일 현재 10만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앞서 5월 말에는 SK C&C가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오는 8월 31일까지 보통주 200만주를 1808억원을 들여 SK증권 한화증권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한 6개 증권사를 통해 장내 매수했다. 현재 SK C&C 주가는 22일 종가 기준 11만원을 기록해 자사주 취득 공시 이후 17.27% 상승했다.회사 뿐만 아니라 기업 오너들 역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적극 매입하고 있다.일본 모기지뱅크 기업인 SBI모기지는 기타오 요시타카 SBI그룹 회장이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양 일간 총 1만4830주의 SBI모기지 주식을 장내 매입했다고 공시했다.회사측은 이번 기타오 회장은 SBI모기지 지분 매입에 대해 “현재 주가가 해외 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불신으로 인해 상당히 저평가돼있다는 판단 아래 이뤄졌으며, 향후 그룹 차원에서 SBI모기지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시”라고 밝혔다.이전에도 ‘중간배당’ 실시 등 수 차례 회사의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의지가 시장에 전달되자 주가는 상승 일로를 달렸다. 지난 7일부터 22일까지 10거래일동안 2번의 보합을 제외하곤 주가가 올라 공모가 7000원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하지만 위의 사례들과 같이 자사주 취득이 모두 주가 상승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동양생명은 주가 부양을 위해 지난 5월 자사주 취득을 결의하고 이후 5월 10일부터 지난 8일까지 보통주 200만주를 200억원의 자금을 들여 매입했다. 같은 기간 주가는 1만750원에서 1만600원으로 떨어졌다. 특히 공시 이후 첫 거래일인 5월 10일에는 3.15% 주가가 하락했다.주가 하락기가 경영권 안정 최적기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