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귀족학교' 하나고에 257억 출연...외환 노조 비난 쇄도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외환은행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전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자율형 사립고 하나고등학교에 수백억여원을 출연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 측은 외환은행 이사진을 김승유 전 회장을 위한 ‘거수기’라며 신랄하게 비판하면서 각을 세우고 있다.17일 외환은행과 하나금융지주 등에 따르면 16일 외환은행은 이사회를 개최하고 ▲하나고에 기본재산 250억원 출자 ▲2012년 운영비 중 7억5000만원 연내 출연 등의 안건을 상정시켜 통과시켰다.외환은행 측은 하나고 재원 출연에 대해 ‘사회공헌’이라는 입장이다.외환은행 관계자는 “매년 하나금융 자회사들이 ‘하나고’에 일정 부분을 사회공헌 명목으로 출연했다”며 “외환은행 역시 하나금융지주로 편입돼 이에 동참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즉각 반대 성명서를 통해 거액의 법인 재산을 전임 지주사 회장의 교육사업에 출연하는 것은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은행전산망 통합을 두고 하나금융지주와 갈등을 빚고 있던 노조 측은 이번 사태에 김승유 전 회장이 깊숙히 관여되어 있다고 지적했다.외환은행 김기철 노조위원장은 “이번 사태로 김승유 전 회장이 국민의 재산인 은행을 사유화하려는 것과 여전히 하나지주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말했다.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경기가 침체돼 은행 건전성 확충을 위해 노력해야 할 시기에 250억원이란 거액 출자가 정당성이 있는지 의심된다”며 “특히 사회공헌 명목이지만 김 전 회장 개인 사업인 ‘하나고’ 운영비로 지원돼 서민금융 지원이란 금융권 사회공헌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이어 이 관계자는 “만약 김 회장이 아니었다면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겠느냐”며 “(이번 이사회 결정은)조선시대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지적했다.이 관계자가 지적한 조선시대에 대한 것은 김 회장이 일각에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서 물러난 다음에도 배후에서 하나금융지주에 ‘수렴청정’과 비슷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말이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