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 문건속 실명 공개 검토하던 경찰 발빼나
해당 언론사 대표 "장자연 만난 적 없다"
장자연씨 유족, 성매매 혐의 4명 고소
[매일일보=특별취재팀] "故 장자연의 오빠가 최근 경찰에 고발한 인사 중에는 일간지 대표, 금융계 회장, IT업체 대표 등 유력 인사들이 포함됐다."
탤런트 장자연(29)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성상납 명부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여기엔 유력 일간지 대표가 포함돼 있으며, 해당 언론사가 이를 고의로 은폐하려 했다는 KBS 보도가 나왔다.KBS는 19일 ‘뉴스9’ 방송에서 “장자연의 문건에 기획사 대표였던 김모씨와 언론사 인사가 자신을 접대에 불러 잠자리를 요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이 방송은 이어 “해당 신문사가 문건의 존재와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이 신문사의 한 중견 기자가 장자연 관련 문건을 눈으로 확인했다”는 또 다른 기자의 증언도 있다. 그는 “이 경우 자기 회사 유력인사에 대한 내용을 알고도 보도를 덮은 셈”이라고 해석했다. 장자연의 전 대표와 매니저가 자사에 자료를 넘겼다는 해당 신문사 기자의 메모도 증거로 제시했다.MBC도 이날 ‘뉴스데스크’를 통해 “유족들이 술시중과 성상납, 폭행 등과 관련해 고소한 4명 가운데 유력 일간지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알렸다.이에 대해 해당 언론사는 “대표가 장자연을 만난 적도 없다”면서 장자연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장자연 문건속 실명 공개 검토하던 경찰 발빼나 고 '장자연 리스트' 파문이 일파만파로 이처럼 번지면서 장씨의 성상납 강요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발을 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성남분당경찰서는 18일 성상납 의혹에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력인사들의 명단의 존재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소위 '리스트'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오지용 형사과장은 "총 7장짜리 장자연씨 자필 문건 중 4매는 KBS로부터 제출받아 경찰이 확보하고 있으나 여기에는 '리스트'가 없다"며 "여러 사람의 진술로 미뤄볼 때 나머지 3매에 리스트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오 과장은 그러나 "확보한 문건에는 문장 구성 중 관계자 이름과 여러 가지 사항으로 추정 가능한 내용이 적혀 있고, 지워진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경찰은 그러나 지난 15일 자필 문건을 확보한 뒤 가진 브리핑에서 "소속사로부터 폭행을 당했으며, 성상납과 술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내용과 접대 받은 인물의 실명이 거론돼 있다"고 밝혔었다.당시 오 과장은 "실명 공개는 사실관계와 공익성을 따져 결정될 것"이라며 "직업이나 연루된 인물이 몇 명인지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전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었다.문건 확보 직후에는 실명 공개시기와 실명 공개가 공익에 해당 되는 지 등을 저울질하던 경찰의 태도는 필적 감정 결과 문건이 장씨의 자필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오자 돌연 입장을 바꾼 셈이다.경찰은 17일 오전 확보한 증거 중 폭행, 범죄행위, 성상납 관련 정황이 드러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압수물 중에는 현재까지 찾지 못했다"고 물러섰다.그러나 이날 저녁 국과수 필적 감정 결과가 나오면서 문건에 거론된 인물들의 소환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18일 오전 경찰은 갑자기 "문서에 언급된 관계자 명단은 갖고 있지 않다"며 돌변했다.19일 오전 브리핑에는 한 발 더 나아가 "확보한 문건 중에는 '리스트'가 없다"며 같은 문서를 놓고 당초 발표한 내용과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오 과장은 "이름이 나열된 걸 '리스트'라고 생각하고 그밖에 문장 구성 중 나온 건 실명으로 생각했다"며 문건에 실명으로 거론된 인물들과 성상납 의혹에 연관된 인물들의 명단은 별개라는 점을 강조했다.경찰은 이날 종전과 달리 기자들의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브리핑을 끝내고 서둘러 빠져나갔다.이런 가운데 서울 종로경찰서는 18일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고(故) 장자연씨의 소속사 대표 김모씨에 대한 신병 확보를 위해 일본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경찰은 범죄인 인도 요구가 절차 특성상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서울경찰청 외사과 등과의 협의를 거쳐 이날 오전 11시께 일본 인터폴에 김씨에 대한 적색경보수배를 요청했다.적색경보 발령이 체포영장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김씨가 적색 수배자로 분류될 경우 일본 인터폴이 김씨를 검거하는 즉시 사실상 강제추방 형식으로 한국에 신병을 인계하기 때문에 국내 송환에 협조를 얻을 수 있다.한편 장자연씨 유족은 일간지 대표 등 4명을 성매매 혐의 등으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장씨 유족은 지난 17일 일명 '장자연 리스트'에 등장한 일간지 대표와 금융계 인사 등 4명을 잠자리 강요와 성매매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금까지 장씨 오빠를 고소인 자격으로 두 차례 조사했으며 문건에 나타난 범죄 혐의를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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