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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복합재난대응연구단 연구단장] 역사적으로 6월은 국민들에게 많은 정치적 또는 사회적 이슈가 있었던 달이다. 동족간의 전쟁 뿐만 아니라 민주화시대로 접어든 6·29선언이 있었던 때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건설기술자들은 20년전 강남의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가 더욱 또렷이 기억에 남아 있을 것이다.
1995년 6월 삼풍백화점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이후에 많은 제도적, 기술적 보완이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인위재난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이 된 것은 사실이다.
붕괴 사고때 1500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했고 당시 국내외 언론을 통해 붕괴장면이 방영될 때에는 국내 건설기술에 대한 의문과 부끄러움이 교차했다. 엔지니어들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모두 했을 것이며 각자의 임무에 대한 반성도 잊지 않았을 것이다.
1970년대 이후 도시건설과 전문분야 기술력의 부족으로 인해 속칭 날림공사가 성행해 국민들의 우려는 더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후 정밀한 조사에 의해 다양한 분야에서 붕괴원인이 개진됐다. 붕괴원인으로 구조하중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수직증축, 철근연결도 제대로 시공돼 있지 않는 실태, 건축주의 의견을 따라 기술자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설계변경, 백화점 물건 전시를 위한 기둥을 줄인 설계, 공사 비용 저감을 위한 자재 줄이기 등 많은 이유가 제시됐다. 현재의 기술과 기준으로 봐도 상기 거론된 원인의 한가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도 중대한 문제로 거론되는 심각한 원인들이다. 따라서 삼풍백화점의 붕괴는 확연한 인재로 귀결이 된다.
최근 건설현장 주변 지반함몰로 인해 건축물에 균열이 가거나 도로가 침하되는 사례가 비일비재 언론을 통해 들려온다. 그러나 이런 중요한 사고가 발생해도 해결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시공사와 주민과의 마찰은 접점을 찾지 못한채 지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들이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하듯이 시설물도 주기적인 안전진단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시설물에 균열 및 주변 이상이 있을 경우에는 더욱 필요한 사항이 된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건설현장과 관련된 안전사고, 노후화된 시설물의 사고는 하인리의 법칙과도 같이 또다른 대형사고를 우리들에게 예기해 주는 일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타진해 본다. 이런 대형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설물에 대해 안전점검이 철저하게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형식적인 안전점검이나 단순한 육안점검 등의 방식은 가능한 배재하고 과학기술을 접목한 안전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를 기억해 안전에 대한 인식과 의식에 대해 재검검해 보고자 한다. 붕괴원인으로 거론됐던 부분에서 ‘현재에도 그대로 설계 및 시공에 반영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관리감독은 철저히 하고 있는지’, ‘시설물 유지관리는 규정에 맞춰 점검하고 있는지’ 등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매번 시설물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행위는 매우 번거로울 것이다.
그러나 작은 부분을 간과했을 때 대형사고로 연결된다는 점을 감안해 시설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삼풍백화점 붕괴 때 설계시공유지관리 분야 관련자 대부분이 예스맨(yesman)이었다고 한다. 안전과 관련해선 타협이 있을 수 없다. 내 주변에서부터 작지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어 가며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사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