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고객이 맡긴 자산 수백억원을 고객 동의 없이 운용한 외환은행 전 지점장이 횡령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윤성원)는 고객 예금을 별도 동의 없이 외부 기업에 대출한 혐의(특경가법상 횡령)로 기소된 외환은행 전 선수촌WM센터지점장 정모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판결한 원심을 깨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씨는 고객이 외환은행이 취급하는 금융상품을 이용해 자금을 운용하는 것에는 포괄적인 동의를 받았지만 외부 회사에 대여하는 방법으로 예금을 운용하는 데는 동의를 받지 못했다”며 “별도 동의 없이 외부 회사에 자금을 대여해 준 것은 유죄”라고 판시했다.이어 “정씨는 업무 실적을 높이기 위해 고객과 고객 가족 명의의 계좌 등을 이용해 2년 동안 46회에 걸쳐 460억여원의 자금을 횡령한 점, 은행 지점장이란 사회적 지위를 악용해 고객 신뢰를 이용한 점 등에 비춰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다만 재판부는 “정씨가 운용한 다른 고객들의 자금에 대해서는 외부 회사에 대여하는 방법으로 운영하는 것에 동의가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검찰 측 항소를 일정부분 기각했다.정씨는 외환은행에서 VIP고객들의 예금을 유치해 자산관리업무를 담당하다 지난 2007년 고객 예금에서 460억여원을 무단 인출, 타인에게 대여하는 등 횡령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바 있다.당시 원심은 고객이 은행에 인감도장까지 맡긴 것을 포괄적 동의로 판단해 무죄를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