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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할 예정이던 주 52시간 근무제를 내후년으로 1년 연기하기로 했다. 당장 제도를 시행하기에는 중소기업의 준비가 부족하다는 현실을 감안한 결정이지만 노동계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브리핑에서 “50~299인 기업에 대한 법 시행이 20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현장 불확실성 해소와 주 52시간제의 조기 안착을 위해 정부가 행정적으로 취할 수 있는 잠정적 보완조치를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1년의 계도기간을 두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52시간제가 성공적으로 안착될 수 있게 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조치”라고 했다.
정부는 특별연장근로 역시 근로기준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요건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 규정에는 자연재해와 재난에 준하는 사고로 요건이 한정돼 있다. 정부는 △사업상 일시적인 업무량 폭증이나 단기간 내 처리하지 않으면 사업에 중대한 손해가 초래되는 경우 △인명보호·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경우 △시설·설비의 갑작스러운 장애·고장 등 돌발 상황에 긴급대처가 필요한 경우 △고용부 장관이 국가경쟁력 강화 및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연구개발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시행규칙은 내년 1월 개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구인난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해 외국인력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외국인력 고용총량을 사업장별 20%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오는 18일 확정할 방침이다. 또 정부는 각 부처별로 업종별 구조적·관행적 문제개선, 노동시간 단축 기업 우대, 업종별 주52시간제 가이드마련 등 다양한 방안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 같은 보완책을 발표하며 국회에 탄력근로제 등 관련 법안의 조속한 개정을 호소했다. 이 장관은 “근본적인 문제해결과 정부의 인가 제도가 아닌 노사가 자율적으로 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탄력근로제 등 법률 개정을 통한 제도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