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지난 해 너구리 등 일부제품에서 벤조피렌이 검출돼 도마에 올랐던 농심이 또 다시 벤조피렌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기준치 이상의 벤조피렌이 사용된 고추씨기름을 라면스프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벤조피렌은 훈연·가열공정에서 발생되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는 독성물질이다.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청 발표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서 수입된 고추씨기름에서 기준치 2ppb(10억분의 1)를 초과하는 벤조피렌이 검출됐다.문제의 고추기름은 농심 계열사인 태경농산에서 생산한 '볶음양념분 1호'와 '볶음양념분 2호'에 사용됐으며 이 양념분은 농심 라면스프에 쓰였다.다만 양념분에서는 기준치 이하의 벤조피렌이 검출돼 '자진회수' 결정이 내려졌으며 라면스프에서는 벤조피렌이 검출되지 않았다.

더불어 식약청은 태경농산과 농심에 대해 제조단위별 전수 검사를 해 보고하도록 하는 '검사명령제'를 시행키로 했다.

그러나 농심을 향한 여론의 시각은 따갑다.

제품관리에 대한 소홀함과 문제가 있는 원료를 사용한 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이 불안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도 벤조피렌 논란으로 엄청난 위기를 겪엇던 기업이 또 벤조피렌 문제로 지적당한 것은 제품 관리에 허점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 고추씨기름을 1차 가공한 것이 농심의 계열사였던 만큼 수입 단계부터 농심이 적극적으로 나서 안전성을 점검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농심 측은 "자체적으로 원료를 충분히 검사했고, 당시에는 기준치 이하의 벤조피렌이 나왔다"며 "식약청 검사에서 미세하게 초과했다는 결과가 나와 당혹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