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확산 시 항공업계, 자동차 부품업계 등 피해 복구 불가능할 듯
정상 회복 속도 느린 철강업종도 비상등…수출기업 피해 우려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국내는 물론이고 글로벌적으로 코로나19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음에 따라 산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3~4월 때보다 훨씬 심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수도권 감염자와 해외 유입사례 증가세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현 추세대로라면 한 달 뒤 일일 신규확진자가 800명 이상 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이로 인해 산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중국 수도 베이징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 한국에 비해 미미한 숫자지만 코로나19의 감염속도를 고려하면 우려할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 등의 지역에서는 지난 5월부터 공장 가동을 재개하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복귀하고 있지만, 재확산으로 겨울에 2차 대유행이 발생하면 산업계는 회복하기 힘든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분석이다.
현재 항공업계는 화물과 국내 노선으로 연명하고 있다. 무급 휴직자가 상당해 정상적인 운영으로 보기 어렵다. 대부분의 항공사가 기간산업안정기금에 의존해야 할 만큼 자금 운영 사정이 좋지 않아 재확산으로 정상 조업이 늦어지면 사실상 정부에서 지원해주는 일부 항공사를 제외하면 살아남기가 어려울 수 있다.
완성차업계와 부품업계 역시 사정이 좋지 않다. 수출 비중이 큰 완성차 업체들은 재확산 시 판로를 잃게 된다. 지난 3~4월 미국, 유럽 등의 코로나19 확산으로 받은 타격을 감안하면 일부 기업은 구조조정 당할 가능성이 크다.
부품업계는 사정이 더 안 좋다. 완성차로부터 받는 일감이 이미 절반으로 감소했다. 부품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지엠의 공장 가동일은 7일에 불과했다. 또 현대자동차의 사급 물량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채 회복되지 않고 있다. 차입금 5000억원, 직원 300명의 기안기금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 기업이 많아 정부의 별다른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철강업계가 받는 피해 역시 가늠하기 힘들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분석에 따르면 철강업종의 회복은 내년 하반기로 산업 중 가장 느릴 것으로 파악됐다. 건설·자동차·조선·가전 등 후방 산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정상 회복 속도도 가장 느릴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기안기금 등 돈을 푼다고 하지만, 혜택을 받는 기업이 많지 않고 실물경제가 살아나지 않는 이상 실적 개선도 어렵다”면서 “곳곳에 자금 지원으로 정부 재정도 구멍 날 우려가 있는 만큼, 재확산만큼은 꼭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