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직접 중국 압박...바이든은 다자적 압박
이에 맞서 중국은 '약한고리' 한국 공략 강화 전망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으로서 한미동맹 강화”에 대한 기대를 표시하면서 향후 한국에 대해 대중국 봉쇄망 참여를 압박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바이든 당선인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한국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이면서 가치동맹을 강조하는 상황. 이에 중국도 한미일 삼각동맹의 약한 고리로 평가받는 한국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바이든 당선인을 견제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내 한국 방문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한국은 혈맹” 동맹 재건 나서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이전부터 한국과 일본, 호주를 아시아의 핵심 동맹으로 지목하면서 대중국 압박에 적극 활용할 뜻을 내비쳤다. 특히 한국을 향해서는 ‘혈맹’이나 ‘친구’라는 표현을 써가며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미국 재향군인의 날)도 바이든 당선인은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 앞서 첫 외부활동으로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의 기념비를 찾았다. 기념비에는 6.25 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하거나 실종된 이 지역 출신 참전용사 622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곳에서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와 손을 잡고 태극기와 성조기가 펄럭이는 기념비 앞에서 헌화한 뒤 묵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올해 6월에야 취임 후 처음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워싱턴DC 소재)에 헌화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한미동맹에 대한 바이든 당선인의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가 한미동맹을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다.
▮동맹과 연대 통해 대중국 다자 압박
문제는 바이든 당선인이 한미동맹의 가치를 바라보는 방향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 재건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선택적인 개입을 통해 글로벌 리더십을 복원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중국을 압박하는 방식을 택했다면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국들과의 강력한 연대와 협력이라는 다자적 압박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와 관련,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향후 공식화될 바이든 당선인의 대중 전략에 대해 “모든 군사력과 외교력을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는데 투입하고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여 비용과 책임을 나누면서 국제규범과 다자간 협력을 통한 중국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바이든 정부 출범 전 시진핑 방한 추진
중국은 바이든 당선인이 한국 등 중국 주변 동맹국과 연대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을 두고 볼 순 없는 상황, 한미일 삼각동맹의 약한 고리인 한국 공략이 강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날 연합뉴스는 베이징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아세안 정상회의 화상회의가 끝난 후인 이달 말 또는 내달 초중순 시 주석의 방한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 배경과 관련해 연합뉴스는 “동맹을 강조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에 시 주석이 방한해야 한다는 중국 내 분위기가 있다. 또한 일본 정부가 시 주석의 방일이 무산된 뒤 대중국 강경 자세로 돌아섬에 따라 한국을 카드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