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 재단이사장 자리 놓고 분열된 예장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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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신대 재단이사장 자리 놓고 분열된 예장합동
  • 송상원 기자
  • 승인 2021.05.02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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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 장악이 옥한흠 목사가 꿈꿨던 교갱의 미래였나?
[매일일보 송상원 기자] 예장합동 교단의 인재를 육성하는 총신대의 재단이사장 자리를 놓고 갈등 양상이 심화되며 총신 정상화가 지체되고 있는 중이다. 4월 27일 서울 사당동 총신대에서 열린 재단이사회의에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강재식 목사(광현교회), 김기철 목사(정읍성광교회)가 후보로 올랐지만 선출 방식에 대한 차이로 재단이사장을 뽑지 못하고 산회됐다.
이날 회의에서 사회를 맡은 강재식 목사는 “우리가 갈등과 분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 이번 회의에서 합의 추대가 되지 않으면 다음 번에는 투표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이번에 최선을 다해서 합의해보자”고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합의 추대를 주장한 소강석 목사는 중간에 자리를 떠나며 “앞으로 총회가 여러 구도를 맞춰 재단이사를 다시 구성해 총신대를 발전시킬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하고 그런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재단이사장이 돼야 한다”면서 “재단이사장을 합의 추대하지 않으면 항상 다툼이 일어날 수밖에 없어 균열이 생길 것이 뻔하다”고 했다. 투표를 통해 선출하자는 모 재단이사 및 여자 재단이사 쪽과 분열을 방지하기 위해 합의 추대하는 쪽이 충돌한 결과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 모양새가 됐다.

총신대 정상화 지체, 교갱으로 날아간 화살
“교갱이 총회와 총신대 요직 모두 차지하려 하나?”

사태가 갈등 양상으로 치달으며 총신대 정상화에 제동이 걸리자 화살은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이하 교갱)’ 쪽으로 날아갔다.  세 후보 중 소강석 목사와 강재식 목사는 합의 추대를 주장한 반면 교갱 출신 중심으로 뭉친 일부 총신대 재단이사들이 교갱의 법인이사인 김기철 목사를 재단이사장으로 세우기 위해 화합 시도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를 불씨로 교갱 전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교갱을 세운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의 창립 정신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교권을 장악하려는 듯한 교갱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예장합동총회의 주요 직책과 관련한 정치 지형도를 보면 일리 있는 지적이다. 교갱 소속 인사들이 예장합동 교단을 이끄는 양대 산맥인 총회와 총신대 모두에서 최고위직을 차지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갱을 이끄는 핵심 인사들의 행적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전에 부총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후 이번에 또다시 부총회장 선거에 나서는 민찬기 목사(예수인교회)는 김기철 목사와 함께 교갱의 법인이사로 활동하는 인사다. 또한 이전에 부총회장 후보로 나서려다 소강석 목사에게 밀려 뜻을 접은 후 내년 부총회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는 교갱의 상임총무를 역임했고 김기철 목사와 함께 교갱의 법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총회 정치를 하지 않았던 옥한흠 목사와 달리 오정호 목사는 총회 내 요직은 모조리 거쳤고 내년에는 부총회장으로 나서 정점을 찍으려 한다. 옥한흠 목사가 길자연 목사와 교갱에서 함께 활동하다 결별한 것은 길 목사가 부총회장에 나선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는데 오정호 목사의 발자취를 보면 옥한흠 목사의 정신이 아닌 총회 주요 직책을 모두 섭렵한 길자연 목사의 정신을 계승한 사람으로 보인다.
여기에 교갱의 법인이사인 김기철 목사까지 총신대 재단이사장이 되려 하자 교갱이 교단과 총신대를 모두 장악하려는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니냐는 여론이 강하게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이는 옥한흠 목사가 1996년 교갱을 창립할 당시 교단 정치와 선을 그은 것과 정반대의 모습이기에 교갱이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권 비판하던 교갱, 세월 지나니 교권 중심에 서 있어

교갱이 비판받는 또 다른 이유는 ‘교회 갱신’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외부 인사는 자비 없이 비판하고 자파 인사에게는 관대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의 총신대 입학 문제 및 학위 문제 때 교갱이 보인 모습을 보면 이전의 날카로운 정신은 온데간데 없었다. 그동안의 갱신 외침과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 것이다. 특히 오정호 목사의 경우 다른 인사에 대해서는 신랄하게 지적하면서도 자신의 형인 오정현 목사와 관련해서는 한없이 유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교갱 인사들의 ‘선택적 분노’는 그들의 정체성과 양심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됐다. 자파 인사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다른 패거리 인사에게는 엄격한 모습을 보면 현 정권의 조국 사태가 떠오를 정도다. 그들이 갱신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질적인 느낌이다. 교권을 비판하던 교갱 인사들이 세월이 지나자 이제 교권의 중심에 서 있다. 옥한흠 목사가 교단 부총회장과 총신대 재단 이사장을 하려는 교갱 멤버들을 보면 어떤 심경일까? 남의 잘못은 후벼 파 정치적으로 더 이상 크지 못하게 하고 자파 인사의 잘못은 관대하게 묻어버리며 자신들의 세력을 키워 교권을 장악하는 것이 옥한흠 목사가 꿈꿨던 교갱의 미래는 아니었을 것이라 믿고 싶다. 그렇기에 옥 목사가 교단 정치에 나서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그런데 현재 교갱의 핵심 멤버들은 옥 목사와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교권 장악하려는 갱단인가? 교회 갱신 위한 단체인가?”
총신대 재단이사장 사태로 교갱의 진짜 속내 알 수 있을 듯

이쯤 되면 현재의 ‘교갱’이 교회 갱신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인지, 아니면 뜻이 맞는 사람들끼리 패거리 정치를 하며 교단을 장악하려는 갱단과 같은 곳인지 의문이 든다. 그렇기에 끊임없이 교권 진출 시도를 하는 교갱을 향해 많은 목회자들이 “이것이 그토록 바라던 갱신의 모습인가”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교갱은 책임감 있게 답해야 한다. 말로만 “우리는 그런 게 아니다”라고 하며 결국은 교단과 총신대의 고위직을 모두 차지하려 한다면 누구도 그들을 진정성 있게 바라보지 않을 것이다. 총신대 재단이사장 자리를 놓고 보이는 교갱 인사들의 모습이 그들의 속내이자 진짜 답변으로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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