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부산시 소재 ‘우리저축은행’의 비업무용 부동산 규모가 36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법은 과도한 부동산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저축은행의 비업무용 부동산 취득을 금지하고 있다. 우리저축은행은 지난 2012년과 2018년 각각 비업무용 부동산을 부당하게 보유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2017년 이후 비업무용 부동산 규모가 되레 늘고 있어 제도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우리저축은행의 비업무용 부동산(토지·건물 합산) 보유 규모는 366억1400만원으로 집계됐다. 보유 규모로는 전체 79개 저축은행 중 가장 많다. 우리저축은행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 규모는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130억원에 그쳤던 비업무용 부동산은 2017년 2분기 356억원으로 불어난 이후 현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저축은행측은 비업무용 부동산 취득과 관련한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우리저축은행 관계자는 “비업무용 부동산을 줄이기 위해 꾸준히 매각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전보다는 규모가 많이 줄었다”고만 답했다. 이밖에 현재 저축은행 중에서 100억원 이상 비업무용 부동산을 보유한 곳은 우리저축은행을 포함해 △OSB저축은행(215억원) △바로저축은행(175억원) △조흥저축은행(140억원) △ES저축은행(118억원) 등 4개사다. 저축은행의 비업무용 부동산 보유는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상호저축은행법 제 18조2(금지행위)’에 따르면 ‘업무용부동산’ 외의 부동산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다만 담보권의 실행으로 취득하는 경우는 예외로 뒀다. 차주가 채무불이행 상황에 빠졌을 때 담보물로 취득한 물건에 대해서만 소유하도록 한 셈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건전성 등을 우려해 ‘비업무용 부동산’을 처분하도록 행정지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SBI저축은행 등 대부분의 저축은행은 비업무용 부동산을 전량 처분하거나 줄여나가는 추세다. SBI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도 2019년 비업무용 부동산을 모두 정리한 바 있다.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도 비업무용 부동산이 없다. 페퍼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도 비업무용 부동산 규모가 감소 추세다. 무수익 자산인 비업무용 부동산은 보유 비중이 높을수록 자금 고정화로 인해 현금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당국 역시 저축은행의 비업무용부동산 소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다. 고객의 예금을 유치해 대출 등 영업활동에 쓰지 않고, 과도한 부동산 투자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제도적으로 미흡한 부문도 있다. 비업무부동산에 대한 처분 기한과 방식 등 세부내용이 구체화 하지 않아서다. 금융위원회는 작년 5월14일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처분의무 등을 구체화한다고 밝혔지만 아직 입법화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병윤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사무관은 “원칙적으로 비업무용 부동산을 취득하는게 금지돼 있긴 한데, 담보 실행에 한 해서 예외로 하고 있다. 비업무용 부동산 취득 시 처분 방법이라던지, 기한이라든지 세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이러한 규정의 취지는 저축은행이 소비자의 예금을 유치해 금융활동에 쓰는 게 아니라 과도하게 부동산 투자 등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