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신종자본증권 금리 높아…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
중위험·중수익… 분기별로 이자 지급 현금 흐름 원활
[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주식 시장이 연일 폭락하는 가운데 은행채가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이달 들어 은행은 연 5%대 금리의 신종자본증권을 출시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BNK경남은행이 오는 10일 세전 연 5.2% 금리로 2000억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할 예정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3일 세전 연 4.5% 금리로 323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NH농협은행 역시 1300억원 규모를 세전 연 4.3%로 발행했고, KB금융지주도 이달 4800억 규모를 연 4.8% 금리로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올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증권사 중 신종자본증권을 많이 파는 삼성증권에서는 올해 초부터 지난달까지 6350억원 어치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판매액인 1조3000억원의 절반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가파른 속도다.
통상 영구채 성격의 신종자본증권은 금융사들이 자기자본비율(BIS) 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흔히 5년 또는 10년 뒤 발행사가 채권을 되사주는 ‘콜옵션’ 조건이 붙는다. 예를 들어 5년콜인 경우 발행사가 옵션을 행사하게 되면 발행 후 5년 만에 상환이 되는 형식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보험사들이 주로 구매했으나 가파른 금리 상승세에 지급여력(RBC)비율이 크게 출렁이면서 채권 투자에 소극적으로 변했다. 대신 증권사 리테일 고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발행사가 신용등급 AA급의 은행인 만큼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낮아 투자자에게는 비교적 안전한 데다 높은 금리를 가져갈 수 있는 점이 매력인 상품이란 이야기다. 게다가 이자를 분기(3개월)마다 지급해 현금 흐름이 좋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올해 발행된 5년 콜옵션 기준 신종자본증권의 발행금리는 세전 연 4% 수준이다. 지난 1월 25일과 26일에 발행된 신한금융지주(5620억원)와 하나금융지주 신종자본증권(2700억원)은 각각 세전 연 3.9%, 4.0%으로 발행됐다. 2월 16일에도 KB금융지주(4440억원)가 세전 연 4.0%, 2월 17일에는 우리금융지주(3000억원)도 세전 연 4.1%로 발행했다. 3월 4일에는 NH농협금융지주가 세전 연 4.1%로 발행했다.
신종자본증권은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편이지만 원금이 보장되는 예금 상품과는 다르게 은행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거나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 이자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 파산할 경우에는 후순위채보다도 상환 순서가 뒤쪽이고, 최악의 경우 원금 상각까지 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기존에는 신종자본증권은 고액 자산가들만 구매할 수 있었다. PB를 통해 사려면 채권 액면 기준으로 최소 1억원 어치 이상을 사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액투자자도 신종자본증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증권사 MTS에서 최소 삼성증권 1000원, 키움증권 10만원부터 주식처럼 살 수 있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번주부터 매수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