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정부, 반도체 보조금 등 혜택 제공 약속…中 코로나19 봉쇄 타격 애플, 인도로 눈 돌려
[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미국 중심 공급망 재편에 애플과 인텔이 인도를 새로운 전초기지로 삼고 있다. 애플은 인도에서 아이폰13 생산에 나섰고 인텔은 아날로그 반도체 전문기업 타워세미컨덕터 합작법인을 통한 인도 현지 반도체 생산공장 건설 계획을 확정했다. 삼성전자 역시 미국 중심 반도체 동맹 참여를 긍정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인텔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상하이 봉쇄로 인해 큰 타격을 본 애플의 탈중국화가 가속화된다는 분석이다.
애플은 상하이 봉쇄 여파가 반영되는 2분기 실적 악화를 예상하고 있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8일 콘퍼런스 콜에서 코로나19 및 반도체 칩 부족 등 공급망 차질로 2분기 매출액이 최대 80억달러(약 10조2000억원)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도 정부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생산라인 유지를 위해 정부가 100억달러(약 12조66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지원하고 더 많은 외국인 투자 유치하기 위함이다. 이어 아쉬위니 바이쉬나우 인도 전자IT부 장관은 최근 인도에 최소 10곳 이상의 반도체공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반도체 시설투자 지원금 관련 논의와 반도체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현재 미국 정부의 자국 중심 공급망 체계 구축 전략에 힘입어 인텔의 사업 추진이 탄력받은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인도로부터 공장 건설 요청을 꾸준히 받아왔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가 충분한 반도체 수요를 충분한다면 삼성전자에겐 새로운 전략기지가 될 수 있다”면서도 “인력 수급, 기대 효과 등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산업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메모리반도체를 대체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없어 미·중 양국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며 반도체 산업을 발전시키는 게 가능했으나,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된 이후 모호한 중립 유지는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연구원은 “재편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중심국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미국이 추진하는 ‘반도체 동맹’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