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서울주택도시공사 1 vs 100 감당 가능한가?
상태바
[데스크칼럼]서울주택도시공사 1 vs 100 감당 가능한가?
  • 김간언 기자
  • 승인 2022.07.13 13: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간언 건설사회부 차장

[매일일보 김간언 기자] 가까이할 수도 멀리할 수도 없다는 뜻의 ‘불가근 불가원’. 
지난 4월 종영한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 백이진 역으로 분한 남주혁이 기자인 자신과 취재원의 관계를 이 대사로 설명한다. 

2001년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에서는 락밴드와 기자가 밴드투어를 함께한다. 락밴드는 동고동락하며 자신들을 관찰하고 인터뷰하는 기자를 ‘적’이라고 부른다. 기자는 락밴드와 함께 할수록 그들에 동화되면서 일시적으로 거리감을 상실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락밴드의 실상에 대한 기사를 작성한다. 
팔이 안으로 굽듯이 기자가 취재원과 너무 가까워지게 되면 기사의 객관성과 비판성이 흐려지기 십상이다. 때문에 정론직필을 추구하는 기자라면 취재원과 지나치게 가까워지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또한 반대로 취재원과 멀어지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언론의 역할 중 하나라면 어둡고 감춰진 것이 만인에게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드러나게 하려면 먼저 알아야 하고 이를 위해 잘 보이는 곳까지 접근해야 한다. 너무 멀리 있으면 실체를 제대로 볼 수 없고 자주 접하지 않으면 단순하게 믿어버리게 된다. 때문에 기자들은 중요한 취재처와 취재원을 자주 보고 만나면서 작은 변화에도 주위를 기울인다. 기관과 기업, 협회 등지의 기자실에 상주하는 것도 1차적 접근이라는 기본을 위해서다. 
필자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그간 멀어진 취재원들과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 미팅을 늘리고 있는데 최근 서울주택도시공사(SH)를 접촉하면서 큰 의문에 빠졌다.  다름 아닌 SH와 같은 매머드급 공공기관에서 언론 홍보 실무 담당자가 1명이라는 것이다. SH를 취재하려거나 실무자를 만나려면 소통창구인 언론 담당자를 먼저 만나야하는데 그 담당자와 미팅을 하려면 1~2개월가량을 기다려야만 가능하다. 언론 담당자 1명이 100명이 넘는 기자를 상대하고 있기에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미팅 연락이 너무 많다는 담당자의 말에서 기자는 그의 고충마저 느껴졌다. 의문이 드는 것은 SH는 담당자 혼자서 100개가 넘는 등록 언론과 어떻게 소통하라는 것인가였다.  SH 조직도를 보면 담당자가 포함된 홍보실에 홍보부 9명과 소통협력부 6명 총 15명이 소속돼 있다. 2021년 3월 기준 SH의 직원 수는 1368명이고, 2020년 기준 매출액은 2조3606억원이다. 홍보실 전체 인원이 적은 것도 아니고, 공사 조직의 규모와 매출액이 작은 수준도 아니다.  게다가 SH 김헌동 사장은 취임 초부터 공사의 투명성을 강조해왔다. 최근에도 마곡지구 13개 단지 분양원가 공개를 위해 서울시 출입기자단만을 초청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한 투명성 강화를 위해서 SH tv 유투브와 SH블로그 등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콘텐츠 제작을 위한 홍보실 인원을 충원했으며 장소 확보를 위해 그간 유명무실했던 기자실을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유투브 콘텐츠가 시대의 흐름인 만큼 이에 편승한 홍보도 의미가 크다고 본다.  하지만 SH가 진정 투명성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기자와 SH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SH는 ESG 행보가 타 공공기관들보다 느린 만큼 타 기관의 ESG 선포와 구체적 계획 등을 벤치마킹해 대외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언론 담당 업무를 분산하거나 홍보실을 통하지 않고도 실무자와의 소통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소통 강화에 긍정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