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경렬 기자]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치솟는 금리의 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대출상품 금리 인하 소식을 전했다. 예대금리차 공시로 은행 간 평균금리 나래비를 세우고 있어 이자장사 오명을 벗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고정금리)형 상품의 금리를 0.2%포인트 인하한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부터 한시적으로 내린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금리도 계속 연장 적용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최대 0.45%포인트, 전세자금대출 최대 0.55%포인트 낮춘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전일 직장인 신용대출 등 개인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0.3~0.5%포인트 내렸다.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 지표금리)는 0.2%포인트, 변동금리(코픽스 지표금리)는 0.1%포인트 낮췄다. 전세자금 대출은 변동‧고정 모두 일괄 0.2%포인트씩 내렸다.
은행들의 금리 인하는 계속될 전망이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2.50%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모든 대출 금리가 0.25%포인트씩 오른다. 예전에 빌렸던 변동대출 금리나 새롭게 빌리는 금리 등 전방위 대출 금리가 일제히 오른다는 의미다. 이 경우 차주들은 신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 신규 대출을 취급하기 위해 예대마진을 줄여야하고 이를 위한 노력이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 22일부터 예대금리차 공시가 시작됐다. 예대금리차는 조달금리 대비 은행의 이자수익이 얼마나 남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시중은행 중 상위권인 신한은행의 경우 적잖은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지표 개선을 위해 마진을 줄여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다만 은행의 노력과 무관해 실질적인 차주의 체감 금리는 오를 수 있다. 실제 기준금리 인상 여파는 과거에 대출받은 변동금리 차주에 미친다. 신규 대출은 금리인상기에선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은행의 마진이 크게 남는 부분은 과거에 판매한 변동금리 상품인 셈이다. 계약을 새로 조정하지 못하고 인상분만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부분의 인하 폭은 다른 상품 금리 인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일각에서는 예대차공시가 평균치를 반영하고 있어 맹탕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예대차공시는 전반적인 금리수준에 대해 은행 간 비교하고 필요시 은행이 차이점을 설명하는 등 소비자 권익을 제고하려는 취지”라면서도 “실제 대출을 받을 때는 은행, 대출모집인(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실제 적용되는 금리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