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상승에 ‘고시환율·브랜드 수수료’ 등 비용 부담 가중
엔화 4년6개월 만에 최저…日 직구족 전년比 31.1%↑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환율이 1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서며 미국 시장을 겨냥한 해외직구 열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환율이 크게 오르면서 관세청 고시환율과 카드 이용에 따른 브랜드 수수료 등의 상승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반면 엔화는 약세를 이어가면서 저렴한 비용으로 직구가 가능해지자 대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5일 여신업계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온라인 해외직구 구매액은 10억3000만 달러로 1분기에 기록했던 11억4000만 달러와 비교해 9.2% 감소했다. 앞으로 해외직구 구매액이 지난 2분기 수준에 머물 경우 올해 전체 구매액은 40억 달러 수준에 그쳐 지난해 44억9000만 달러와 비교할 때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작년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내국인 출국자 감소에도 달러-원 환율 하락에 따라 해외 직구 금액은 많이 증가했다. 지난해 달러-원 환율 일평균 매매기준율은 1144.40원으로 전년도 1180.10원에 비해 3.0%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는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며 해외직구도 감소하는 추이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달러-원 환율의 상승과 해외직구 사용 실적은 반비례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 1분기에 달러-원 환율 일평균 매매기준율은 1204.90원이었으나 2분기에 들어서며 1259.60원으로 4.5%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도 달러-원 환율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인다. 지난달 30일 매매기준율은 1347.50원까지 올라서 분기 기준 일평균으로도 1300원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신용카드사들은 올해도 강달러 추이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해외직구와 관련한 프로모션을 대부분 중단했다. 당분간 글로벌 강달러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프로모션을 진행할 경우 자체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할 때 일정 비율대로 내는 브랜드 수수료 역시 환율 상승에 맞춰 부담이 커졌다. 국제브랜드 수수료는 사용액에 비례해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가 1.0%이고 아멕스가 1.4%를 형성하고 있다. 향후 달러-원 환율도 하락보다는 상승에 무게가 실리고 있어 당분간 해외직구의 성장세도 둔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달러-원 환율 상단은 1,3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면서 “결국 달러-원 환율의 추세를 바꾸는 동력은 미국 달러의 방향성에 있고 미국의 인플레이션의 피크 아웃 여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본 직구는 급증했다. 엔저(低)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해외 직구족들이 가격 메리트가 커진 일본으로 눈을 돌린 영향이다. 올해 초 100엔당 1030원대였던 환율은 지난 6월, 4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930원대까지 떨어진 뒤 지금도 970원대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 이후 일본 여행이 제한된 것도 일본 직구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2분기 일본 직구 구매액은 1038억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1.7%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1% 급증한 수치다. 카드사 결제 건수도 마찬가지다. BC카드 신금융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BC카드 고객의 해외직구 건수는 1년 전보다 1.4% 줄었는데, 미국 시장에서의 결제 건수가 18.3%로 가장 감소폭이 컸다. 하지만 일본 직구 결제건수는 같은 기간 21.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