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보라 기자] 올해 들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을 크게 늘린 가운데 부실채권 규모도 함께 늘어났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22.2%, 케이뱅크 24%, 토스뱅크 36.3%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말 대비 카카오뱅크는 2.3%포인트(p), 케이뱅크는 3.8%p, 토스뱅크는 4.9%p 올랐다.
중금리대출은 신용점수 하위 50% 이하(KCB 기준 850점 이하) 차주에게 권역별 금리 상한선 이하 이자율로 취급하는 대출이다. 하반기 은행의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은 6.79%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인터넷은행들에게 설립 취지에 맞게 중·저신용 이용자 대출 비중 확대를 주문한 바 있다. 올 상반기 3사는 모두 1조가 넘는 중·저신용 대출을 공급했다. 카카오뱅크는 상반기 총 1조3362억원의 중·저신용 대출을 취급했다. 케이뱅크는 1조490억원의 중·저신용 대출을 공급했다. 같은 기간 토스뱅크는 1조6322억원의 중금리 대출을 공급했다.
올해 연말까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중·저신용 고객 비중을 25%, 토스뱅크는 42%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상승세로 봤을 때 어렵지 않게 중·저신용 고객 비중 목표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부득이하게 부실채권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 규모는 전년 동기보다 크게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은행이 제때 원리금을 회수하지 못한 채권이다.
카카오뱅크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501억원이었던 전년 동기보다 210억 늘어난 711억원을 기록했다.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 잔액도 지난해 상반기 276억원이었으나 올해는 554억원으로 278억원 늘어났다. 토스뱅크의 상반기 기준 무수익 여신 잔액은 총 54억원이었다.
카카오뱅크의 무수익여신 비율(무수익여신을 총여신으로 나눈값)은 0.27%로 0.22%이었던 전년 동기보다 0.05%p 올라갔다. 케이뱅크의 무수익여신 비율은 지난해 상반기 0.54%에서 0.63%로 0.09%p 상승했다. 토스뱅크의 무수익여신 비율은 0.13%로 비교적 양호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금리가 올라가면서 중금리대출 공급 여력도 줄어들고 있다. 중저신용자 대상 금리가 하반기 기준 은행의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인 6.79%에 근접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달 신용점수 801~850점 차주에게 신규 취급한 신용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은행별로 5.68~6.29%였다. 이들에게 토스뱅크는 6.77%, 카카오뱅크는 7.39% 금리를 책정했다.
또한 지난달부터 시행한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도 중·저신용자나 취약계층의 대출문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부터 예대금리차를 공시한 가운데 중저신용자에게 많은 대출을 내준 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대금리차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면서 중금리 대출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