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조성.노조탄압' 의혹...한타측 "당사 음해하려는 협박"
재미교포 A씨 "불법 외환거래" 2002년 한국타이어 미 법원에 제소
한국타이어측 "A씨 당사 협박 금전적이익 취하려는 시도" 주장
특히 지난 2003년 11월 <신동아>가 보도한바 있는 "한국타이어, 불법 외환거래배임·주가조작 의혹"이 오는 9월 말 국정감사를 앞두고 지난 11일
유령회사 3곳 비자금 아방궁?
이 사건의 발단은 1996년 8월 한국타이어가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자본금 0.1센트인 패이퍼컴퍼니 자하마, 제이드 그리고 오션 3개의 역외펀드를 설립하면서 부터다. 이른바 유령회사인 자하마와 제이드 설립 직후 한국타이어는 제휴사인 일본의 요코하마 고무(한국타이어 주식 13.22% 보유)로부터 주식매각을 통보 받고 주식 76만주를 1주당 5만원에 사들였다. 자본금이 0.1센트, 단 돈 1원짜리 이른바 페이퍼 컴퍼니가 당시 시가로 300억원대가 넘는 주식을 매입한 것이다.그렇다면 자본금이 0.1센트인 회사가 300억원대의 자금을 금융기관으로부터 어떻게 융통할 수 있었을까. 제일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자하마, 제이드 두 회사의 운영 주체가 한국타이어라고 확신하고 3년 만기의 채권을 발행해준 것이다. 자하마와 제이드가 한국타이어 대주주인 조 회장과 맺은 거래를 보면, 조 회장은 이들 페이퍼 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전량을 달러 채권 만기까지 1주당 약 5만원에 매수하게 하는 콜옵션 및 풋옵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즉 두 회사가 갖고 있던 한국타이어의 주가가 내리든 오르든 일정 기간 뒤엔 별도로 약속한 가격에 조 회장이 해당 주식을 모두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이 과정에서 한국타이어측이 주가가 하락할 경우 조 회장의 손실을 보존해주겠다는 보증각서를 만들어 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보증을 서는 경우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했지만 한국타이어는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주주가 불법 외환거래를 위해 회사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이모 부사장은 지난 11일 <시사매거진 2580>과의 인터뷰에서 “보증을 서려면 금융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다”면서 “주가가 하락해 채권단의 손실이 예상될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조 회장이 option계약을 이행할 수 없거나, 이행하지 않을 때 채권단이 손실을 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내용의 각서”라고 덧붙였다.한국타이어에 따르면 지난 96년 요코하마 고무는 자신들이 보유한 한국타이어 주식 전량을 팔겠다고 한국타이어측에 통보했다. 이 같은 갑작스런 주식 매각 소식을 접한 한국타이어는 주식매각에 따른 주식급락을 우려한 나머지 궁리 끝에 역외펀드를 만들어 조세도피지역에 역외펀드를 만들어서 요코하마 고무의 보유 주식을 매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부사장에 따르면 당시 증권회사 전문가들을 불러서 논의한 결과 역외펀드를 설립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는 비자금을 조성하려고 했던 게 아니냐는 강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시사매거진 2580>은 전했다. 한국타이어측이 주식거래를 통해 수백억원의 수익을 냈지만 이런 사실을 전혀 공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신동아>에 따르면 자하마와 제이드가 한국타이어 주식을 판 것은 주식 매입 후 3년 뒤인 99년 3∼5월 주식시장 상승기에 주식을 대부분 팔아서 매각 이익으로 330억원의 수익을 냈다. 자하마와 제이드는 이중 일부를 주식매도 대금으로 달러 채권을 조기 상환하고, 회사 문을 닫았고 남아 있는 주식과 주식 이익금을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인 오션에 모두 넘겼다.그리고 2002년 7월, 오션 역시 청산의 수순을 밟았고 사채 청산 과정에서 1백2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게됐다. 결국 한국타이어는 역외 펀드로 돈 한푼들이지 않고 1백억 대가 넘는 수익을 남긴 셈이다. 하지만 당시 한국타이어측이 공시를 하지 않는 바람에 일반 주식투자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다. 한국타이어는 페이퍼컴퍼니 3곳을 통해서 주식을 다 팔고 난 후 나흘 뒤인 2002년 7월 12일 이 같은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한국타이어는 조세도피지역에 설립한 이른바 유령회사 명의로 사들인 자기 주식을 투자자들 몰래 대량으로 시장에 내다 판 셈이다.이에 대해 한국타이어 천모 재무팀 차장은 <시사매거진 2580>과의 인터뷰에서 “피해나갈 부분은 없다”면서 “공시의 의무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고 해명했다.한국타이어측은 조 회장은 이 같은 주식거래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모든 수익은 금감원조사와 두 차례에 걸친 국세청조사를 통해 한푼도 남김없이 밝혀졌고, 세금도 납부했다면서 주식거래를 통한 비자금 축적 의혹도 강력히 부인했다. 한국타이어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6년 여 동안 주식보유와 거래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한국타이어측은 “2001년 11월 금감원의 역외펀드 관리방안 변경 이전에는 공개의무가 없었다”고 설명했다.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금감원은 한국타이어가 허가 없이 보증을 서고 역외펀드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대목에 대해 가벼운 징계조치만 내리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했다. 불법행위로 1백억원 대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데다 공시의무도 지키지 않은 죄목에 비하면 솜방망이처벌이라는 지적이다. 이 또한 의혹을 증폭시키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금감원의 이 같은 조치에 직무유기를 했다는 주장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박명광 열린우리당 의원은 <시사매거진 2580>과의 인터뷰에서 “역외펀드를 조성했고 그 과정에서 비자금을 만들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고, “의혹이 강력히 제기되는 사건이다.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서 철저하게 이 문제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그 다음에 문제가 있다면 응분의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한국 “A씨 주장은 ‘음해’법적 문제없다”
한편 A씨의 주장에 대해 한국타이어측은 “당사에 대한 음해”라고 일축했다. 한국타이어는 “A씨가 제기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소송, 제보 및 각종 민원에 대한 당사의 근본적인 입장은 A가 법제도에 자신의 피해를 호소하여 보상을 받으려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애당초부터 A라는 사기범이 당사에 접근, 당사를 협박하여 금전적이익을 취하려는 시도로부터 일련의 모든 사항들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했다.이어 “A는 미국 법정의 판단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금융감독원, 국세청, 감사원, 국무총리 행정실, 청와대, 증권거래소, 각종 언론 등에 당사와 관련된 음해성 제보를 함으로써 당사의 명예에 타격을 입혀 당사가 어쩔 수 없이 법정외합의 등 금전적 해결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건의 배경에 대해 한국타이어측은 “1996년 6월경, 한국타이어의 주식 13.22%를 보유하고 있던 합작파트너 요코하마고무가 보유주식의 매각을 당사에 통보했고, 요코하마와의 자본참여계약에 의하면 요코하마가 주식을 매각할 경우에는 한국타이어 및 한국타이어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우선 매입권을 부여하도록 돼 있었다. 당시 13.22%라는 물량이 일시에 주식시장에 매물로 출회될 경우에는 당사의 주가에 엄청난 타격이 예상되었고, 회사는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게 됐다”면서 “이에 당사는 증권사와 K 법률사무소 등의 제안 및 자문을 받아 JAHAMA와 JADE라는 역외펀드를 설립했고, 해당 역외펀드가 사채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대주주인 조양래회장이 옵션계약서를 작성하여 사채의 만기상환을 보증하였고 이를 다시 한국타이어가 Letter of Undertaking을 작성, 제공함으로서 재차 만기상환을 보증하는 효과를 가지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또 “역외펀드와 관련된 거래사항들은 금융감독원에 일체의 사실을 보고하여 신고의무위반에 대해 일부 조치를 받았을 뿐, 해당 행위자체가 불법이었다고 지적받은 건은 한 가지도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