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 반년 만에 300억원 웃돌아
매일일보 = 김경렬 기자 | 증시 불안감이 커지면서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대매매는 투자자가 빚을 내 산 주식의 결제 대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하면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로 팔아 자금을 회수하는 시스템이다. 증권사들은 신용거래를 이용하는 계좌의 평가 금액이 주가 하락에 따라 담보유지비율(통상 140%) 아래로 내려갈 시 2거래일 뒤 오전에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강제 처분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 가운데 실제 반대매매로 이어진 금액은 301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매매 금액이 300억원을 웃돈 것은 작년 9월 말 324억원 이후 5개월 반 만이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2.5%로 집계됐다. 증권사에서 투자금을 빌리는 신용융자 거래에 의한 반대매매 금액을 통계에 포함하지 않았음에도 이같은 수준이다. 지난 14일에는 반대매매 금액이 268억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지난달 말(125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에 달했다. 비중 역시 9.0%로 지난달 말(6.6%)보다 컸다. 애초에 반대매매로 이어질 수 있는 위탁매매 미수금 규모도 늘었다. 지난 13일 기준 위탁매매 미수금은 2966억원을 기록했다. 2800억원을 넘겼던 작년 9월 말 이후 최고치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 역시 증가했다. 14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2634억원을 기록했다. 잔고는 지난달 중순까지 16조원대에서 계속 불어나고 있다. 18조원대로 올라선 것은 이달 9일로, 이후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지난주 SVB 파산 사태로 인해 시장 불안감이 커진 상황이라 반대매매에 주의해야한다는 말들이 나온다. 반대매매는 주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이기도 하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체결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기준 국내 5개 증권사(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제외)의 담보부족계좌 수는 8800개로 이달 초(1887개)의 약 4.7배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과 키움증권의 신용공여한도가 각각 22조원, 8조원 정도로 추산되는 만큼, 이들의 담보부족계좌 수를 합산하면 증가율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SVB 사태로 지난 13일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2.56%, 3.91% 급락했다. 다음날인 14일에는 각각 1.31%, 3.05% 반등했으나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